신인상을 받고 수줍게 춤을 추던 루키가 2년 후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가 됐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22-23시즌이 끝난 뒤 진행된 시상식에서 남자부 신인선수상을 차지한 선수는 김준우였다. 이현승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신인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루키로 거듭났다. 그 기분을 단상 위에서 ‘Hype Boy’ 댄스로 승화시키며 루키다운 풋풋함을 보여주기도 했던 김준우였다.
시간이 흘러 3년차가 된 김준우는 14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 무대에 섰다. 이번에는 베스트 7 미들블로커 부문에 선정되면서 초대받은 시상식이었다. 김준우는 “시상식에 다시 한 번 상 받으러 오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오게 돼서 기쁘다”고 시상식 무대에 다시 오게 된 소감을 전했다.
김준우는 베스트 7에 선정된 소감도 함께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실감이 안 난다. 내가 배구를 하면서 이런 상을 받아볼 수 있을까에 대해 항상 스스로에게 의문이 있었는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어 뜻깊은 자리”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김준우에게 2년 전 무대 위에서 췄던 ‘Hype Boy’ 댄스를 기억하는지도 물었다. 그러자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기억 난다”고 답한 김준우는 “그때는 진짜 아무 것도 모를 때였는데, 점점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프로 3년차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보탰다.
1년차에는 신인선수상을 수상했고, 3년차에는 리그 베스트 미들블로커가 됐다. 이제 김준우는 또 어떤 것들을 얻기 위해 시상식에 가고 싶을까. 그는 “베스트 7에 꾸준히 뽑히면서 시상식에 더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김준우에게 “리그 MVP는 어떻겠냐”고 묻자 그는 “그건 포지션 특성상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쉴 때는 푹 쉬었다. 몸이 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에 집중했다. 마무리 훈련 기간에는 보강 훈련이나 스킬 보충 훈련에 집중했다”고 지금까지의 비시즌 근황을 소개한 김준우는 “배구 외적으로는 여행을 계획 중이다. 시즌 때 바빠서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려고 한다. 배구적으로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들을 다듬으면서 훈련에 열심히 임하려고 한다. 더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다” 향후 계획도 함께 전했다.
김준우는 새롭게 호흡을 맞추게 된 아시아쿼터 세터 알시딥 도산에 대한 기대감도 짧게 표했다. 그는 “키가 큰 선수기 때문에 속공 패스에 장점이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속공에 아쉬움이 좀 있었는데, 도산과 호흡을 잘 맞춰서 공격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들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김준우는 “한 시즌 동안 항상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좋은 결과를 내진 못했지만,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이해 노력한다면, 그의 바람대로 앞으로의 V-리그 시상식은 김준우가 빠지면 어색한 자리가 될 것이다.
사진_스위스그랜드호텔/문복주, 신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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