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은 40점, 60점은 앞으로 채워갈게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전다빈의 발걸음

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4-21 09: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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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첫 시즌을 치른 전다빈이 더 밝은 미래를 향한다.

루키 전다빈은 정관장 소속으로 자신의 프로 첫 시즌인 2024-25시즌을 마쳤다. 총 14경기‧33세트에 출전해 74점‧공격 성공률 38.55%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보이는 기록 이상으로 훌륭한 시즌을 치른 전다빈이었다. 반야 부키리치가 부상으로 빠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자신 있는 플레이로 팀의 왼쪽 날개 한 자리를 책임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정관장의 멋진 성적표에는 분명 전다빈의 역할도 주효했다.

그렇게 인상적인 시즌을 치른 전다빈은 비시즌에도 코트에서 팬들과 만났다. 2025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전 슈퍼매치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대회 시작 전 <더스파이크>와 만난 전다빈은 “저는 신인이고 아직 실력도 많이 부족한데, 실력도 좋고 경력도 많은 언니들과 함께하게 돼서 기쁘다. 또 태국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할 수 있다는 것도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라며 만족스러운 대회 참가 소감을 먼저 전했다.

지금의 전다빈에게는 언니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이 소중한 배움이자 경험이다. “휴식기를 보내고 나서 언니들과 함께 운동을 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아직 잘 안 맞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우리 팀의 호흡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몸도 잘 올라오고 있다”며 근황을 밝힌 전다빈은 “언니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배우려고 노력한다. 나에게 떨어지는 지시사항들도 잘 이행해보려고 노력 중”이라며 배움의 시간을 즐기고 있음을 덧붙였다.

막내로서 이러한 배움의 시간을 전다빈과 함께하는 동기들도 있었다. 이주아와 김다은이 그들이다. 전다빈은 “훈련이 끝나고 나면 두 동기와 재밌게 놀고 있다.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런다(웃음). 대회 소집 전에도 시즌이 끝나고 나서 같이 만나 사진도 찍고 밥도 먹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며 동기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을 소개했다.

2년 전 치러진 아시아배구연맹(AVC) 20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태국과 3위 결정전을 치러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번 슈퍼매치에 나서는 멤버 중 전다빈은 물론 김세빈‧김다은‧이주아 등이 당시 한국 대표팀의 멤버였고, 태국 쪽에도 당시 대회에 나섰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전다빈은 “당시에 만났던 선수 중 두 명이 이번에 명단에 포함됐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번 재회를 통해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성장을 향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다빈과 슈퍼매치 이야기에 이어 지난 시즌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었다. 그는 “데뷔전을 치렀을 때는 정말 얼떨결에 들어가게 된 거였다. 첫 득점을 냈는데 나보다 언니들이랑 감독님, 코치님들이 더 좋아해주셨다. 그 때 배구의 재미를 한 단계 더 느꼈던 것 같다. 첫 시즌이니까 최대한 알차게 운동해보려고 했고, 언니들이 잘하는 건 다 따라해 보려고 했다”고 자신의 첫 시즌을 돌아봤다. 


그렇게 데뷔전을 치른 전다빈은 시즌 중후반부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중앙여고 시절부터 자신의 최대 장점이었던 당차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 비결은 단연 노력이었다. 전다빈은 “졸업 이후에 휴가를 즐기다가 팀에 합류했을 때, 감각이 좀 떨어져 있었다. 그때 언니들이 너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좀 떨어지기도 했다. 내가 저 언니들과 같이 어울려 뛸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러닝과 웨이트를 시작으로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신)은지-(정)수지 언니와 야간 운동도 정말 많이 했다. 언니들이 서브 때리면 리시브를 했고, 내가 서브를 때리기도 했다. 러닝도 같이 뛰었다”며 자신의 노력을 돌아봤다.

노력의 결실은 달콤했다. V-리그 코트를 생각보다 빠르게, 또 멋지게 밟을 수 있었다. 전다빈은 “그렇게 점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언니들과 볼 운동도 같이 하게 됐다. 코치님과 감독님은 겁내지 말고 자신 있게만 해보라고 해주셨고, 덕분에 부담감도 덜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경기에까지 나설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렇게 첫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펼친 전다빈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분명 훌륭한 성적이지만,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쳐야 했던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메가 언니가 엄청 많이 울었다. 경기가 끝난 뒤의 시상식은 당연히 흥국생명을 축하해줘야 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열심히 박수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팀 언니들이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는 건 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서로를 달래줬다”고 당시를 회상한 전다빈은 “우리는 운동량이 정말 많은 팀이다. 아마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우리는 절대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그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우승이라는 최고의 보상은 받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라며 다음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그런 전다빈에게 자신의 2024-25시즌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전다빈은 웃음을 터뜨리며 “40점”이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멋진 시즌이었는데 너무 짜게 준 것 아니냐”고 되묻자, 그는 “잘한 경기도 있지만 못한 경기도 되게 많았다. 이상하게 못한 경기들만 먼저 생각이 난다.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1년차니까’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아쉽다. 최선을 다하긴 했으니 태도 점수 30점(웃음), 거기에 경기 점수 10점 더해서 40점 주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대신 부족한 60점은 앞으로 채워가겠다”고 덧붙이며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인 전다빈이었다.

끝없이 성장해나갈 선수인 전다빈에게 라이벌과 롤 모델이 있는지도 물었다. 전다빈은 “라이벌은 지금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고등학교 때는 (이)주아였다. 사람들이 저랑 주아를 계속 붙였다. 그런데 저는 주아가 훨씬 잘한다고 생각했다(웃음). 물론 서로 장단점이 다르다. 롤 모델은 따로 없다. 나는 누구를 롤 모델로 삼기보다는 내가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며 솔직하고 당차게 답했다.

끝으로 전다빈에게 다음 시즌 영 플레이어상을 노려보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전다빈은 “다음 시즌 준비를 열심히 하고, 그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만 있다면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 그래도 (염)혜선 언니가 저한테 '내년에는 네가 받아야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노력하겠다고 대답해드렸다. 그래도 인생에 한 번 받을 수 있는 뜻깊은 상인데, 남은 두 번의 기회 동안 한 번은 받아보고 싶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인터뷰를 통해 전다빈의 인상적인 시즌은 결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다운 욕심과 성실함, 그리고 당찬 성격이 전다빈의 1년차를 빛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무기들은 다가올 다음 시즌과 그 너머의 긴 여정으로 향하는 전다빈의 발걸음을 언제나 가볍게 만들어줄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60점은 채워가겠다는 이야기를 제목으로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유쾌하게 제안하는 모습이나, “사진은 (이)선우 언니랑 같이 찍고 싶다”며 지나가던 이선우를 붙잡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신인의 해맑음까지 보여준 팔색조 전다빈이었다.


사진_KOVO, 더스파이크DB(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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