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마 야스나리가 한국에서의 시간을 한껏 즐기고 있다. 그는 코트 안에서는 물론 코트 밖에서도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파나소닉 팬서스가 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B조 예선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21, 25-16, 25-19)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던 이마무라 타카히코가 13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베테랑 아포짓 시미즈 쿠니히로도 11점으로 뒤를 받쳤다. 서재덕과 공재학의 부상으로 인해 실제 전력도 팀 분위기도 정상이 아닌 한국전력을 상대로 낙승을 거둔 파나소닉이었다.
이날 파나소닉의 미들블로커 고다마 야스나리 역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모든 세트에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서며 블로킹 1개 포함 5점을 올렸다. 194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빠르고 정확한 공격력이 돋보였고, 재치 있는 페이크 모션으로 경기의 흐름을 쥐고 흔들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고다마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할 수 있어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먼저 전했다. 한국전력은 어떤 팀이었냐는 질문에는 “지난 경기 상대(현대캐피탈)보다 서브가 좋았고, 특히 이태호의 공격력이 좋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서브와 블로킹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는 대답을 내놨다.
이날 고다마의 플레이 중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는 단연 2세트에 보여준 페이크 서브였다. 서브 라인에 선 고다마는 서브를 구사하는 척 하다가 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췄고, 그가 서브를 구사한 줄 알고 오른쪽에서 공격을 하기 위해 코트 왼쪽에서 자리를 옮기던 이태호를 포지션 폴트의 늪에 빠뜨렸다. 고다마는 페이크 서브에 대해 “한국전력의 지난 경기(삼성화재전)를 모니터링하면서 이태호가 페이크에 약하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쓴 전략이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코트 안에서 고다마는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본인의 활약도 준수하고, 팀은 2연승을 내달리며 준결승에 올랐다. 그렇다면 고다마의 코트 밖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떨까. 그는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밥도 굉장히 맛있고 해서, 컨디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밝힌 고다마는 “언제든 한국에 또 오고 싶다. 관광 목적으로도 말이다. 이곳에 있으니 피부가 좋아지는 기분”이라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경기 시작 전에도 고다마는 한국에서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다. 지난 시즌까지 팀 동료였고 다가오는 시즌부터는 한국전력에서 활약하는 이가 료헤이와 만난 것. “료헤이와는 학교에 다닐 때 같은 반이었다”고 밝힌 고다마는 “만나서 반가웠다. 그가 한국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를 마치며 고다마는 “관중석에 일본에서 와주신 팬 분들이 계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하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에 계신 분들도 저와 파나소닉의 팬이 돼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코트 안에서는 좋은 활약으로, 코트 밖에서는 유쾌하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한국에서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는 고다마였다.
사진_구미/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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