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젊은 피'의 활약이 있기까지 한선수의 손끝을 빼놓을 수 없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코트 위에서 세터 포지션이 차지하는 역할을 상당하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많이 공을 잡을 뿐만 아니라 상대 블로커를 속이기 위한 수 싸움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어려운 포지션인 세터에서 대한항공 한선수는 여전히 대한민국 NO.1 세터라고 평가받는다.
한선수는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 경기에 선발 출전해 65.96%의 세트 성공률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경기로 대한항공은 5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한선수는 “5연승보단 한 경기에 매진하고 있다. 선수들도, 팀 자체도 연승보단 다음 경기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다음 경기에 더 집중한 덕분에 운 좋게 결과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16번째 시즌을 맞이한 한선수는 여전히 대한항공의 믿을 수 있는 야전사령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한선수와 함께 곽승석과 정지석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팀 컬러를 구축했고, 4번의 우승을 기록하는 동안 함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한항공 코트가 달라지고 있다. 부상으로 개막부터 지금까지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하고 있는 정지석을 대신해 정한용이 자리했고, 시즌 도중엔 곽승석의 부상으로 이준이 코트를 밟았다. 그럼에도 한선수는 꾸준히 본인 자리를 지켰고 팀을 이끌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동료가 아닌, 후배들과 경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한선수는 “재밌다”고 웃으며 본인의 느낀 점을 전했다. “승석이와 지석이가 좋은 선수들이고 같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지만, 그렇다고 한용이랑 준이랑 호흡을 안 맞춘 것도 아니다. 뒤에서 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했다. 누가 들어가든 상관없이 항상 도와주려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려고 한다. 그게 내 역할이다”고 이야기하면서 세터로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더불어 7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외인 공격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항공이다. 이번 시즌엔 아시아쿼터까지 도입하면서 두 명의 외인이 동시에 코트를 밟을 수 있지만, 최근 대한항공은 몇 경기 동안 국내 선수들로 경기를 풀어갔다.
한선수는 “외인에 많이 의존하는 팀은 아니었다. 지금은 동혁이가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동혁이가 안됐을 땐 링컨이 잘해주면 된다. 두 선수가 서로 잘해주는 시너지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외국인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닌 포지션에 더 주안을 두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정한용은 본인을 향한 시선에 “성격이 소심해서 관심을 받으면 이겨내 보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게 있다.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하지만 쓰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한선수는 선배로 “즐기면 된다”는 조언을 건넸다. 한선수는 “관심에 대해 압박 받을 필요는 없다. 즐겁게 받아들이고 관심에 다가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점차 젊어지고 있는 코트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한선수라는 세터가 있기에 대한항공의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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