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로 들어와 맹활약을 펼친 이상현이 팀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우리카드는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를 가졌다. 직전 한국전력 경기에서 이긴 우리카드는 다시 연승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1세트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앙에서 득점이 쌓이질 않았다. 박진우와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가 선발로 들어갔지만, 박진우는 1점, 잇세이는 한 점도 기록하지 못한 채 범실 2개를 기록하면서 우리카드는 16-25라는 큰 점수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부터 신영철 감독은 다른 라인업으로 나섰다. 이상현-박준혁이 들어가 높이에 한 층 신경 쓴 라인업을 구축했고, 투입은 적중했다. 이상현은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1점, 공격 성공률 60%를 보여줬고, 박준혁 역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0점, 88.89%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중앙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모두 쌓았다.
활약은 결과로도 이어졌고,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1(16-25, 25-18, 26-24, 26-24)로 승리하며 승점 3점과 함께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이상현은 이번 시즌 들어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는 경기가 많다 이날 들어 가장 긴 출전 시간을 가져갔다. 출발은 웜업존이었으나 마지막은 코트에서 보낸 이상현은 “오랜만에 들어가서 힘들었고,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아직 더 만들어 가는 단계라고 생각해 감독님 말씀을 잘 들으면 오늘보다 더 잘할 거다”고 발전된 모습을 꿈꿨다.
블로킹 4개를 잡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쉬움이 더 많은 경기였다. 이상현은 “상대 블로커가 완벽하기 전에 빨리 뛰어서 때려야 하는 데 아직 부족하다. 손을 빨리 들어서 속공 득점을 쌓고 싶다. 연습할 때 더 많이 생각하면 다음엔 더 잘 때릴 수 있을 거다”고 속공에 대해 평가했다.
미들블로커로 블로킹 평가도 빠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타이밍이 빨라 내려오면서 맞는 경우가 많았다. 타이밍을 알맞게 떠서 코스만 잘 지키면 오늘보다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거다”고 전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이상현에 대해 “배구를 늦게 시작했고 하드웨어는 좋지만, 힘으로만 했다. 앞에 노련한 상대가 있으면 이용당하기 쉬웠다. 공격할 때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 피드백을 전했고, 잘 보완하고 있다. 아직 수정할 부분이 많지만,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기본기에서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형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는데, 특히 진우형은 기본기가 좋고 범실이 많이 없는 형이다. 부족한 부분을 진우형을 보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배움의 자세를 보여줬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 때 배구공을 잡아 다른 선수들에 구력이 짧지만, 선수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상현은 “구력을 짧다고 하기엔 이제 배구를 9년 가까이 했다. 이젠 변명하기 어렵다. 더 열심히 해서 기본기 좋은 미들블로커로 거듭나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2021-2022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이상현은 프로 3년 차를 맞이했다. 매년 다른 세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는 “세터마다 특색이 있다”고 말문을 열면서 “올해 호흡을 맞추고 있는 (한)태준이는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팀 막내에 속해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데뷔 시즌부터 경기를 많이 뛰었기에 어떤 느낌인지 안다”고 공감하면서 “태준이에게 주문하기보단 공 높이를 높게 달라고 한다. 나머지는 감독님 말씀대로 하면 잘 맞기에 태준이에게 믿고 달라고 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이상현은 “감독님 말씀만 잘 들으면 잘할 수 있다”는 말을 건넸다. 신영철 감독의 훈련에 믿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상현은 “매 년 새로운 걸 배우고 있다. 신인 때는 모든 게 엉망이었기에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고, 2년 차엔 경기를 많이 뛰면서 블로킹과 속공 기본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자신의 성장세를 설명했다.
“이번 시즌 들어오기 전에 허리 부상 때문에 잠시 주춤했다. 부상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잘해서 컨디션을 더 좋게 끌어 올릴 수 있었을 거다”고 털어놨지만, “감독님이 새롭게 주문하시는 것들을 잘 수행하면 빨리 올라올 거다”고 확신에 가득 찼다.
“감독님 말씀을 듣고 안된 경우는 없다. 말씀대로만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전한 ‘영철스쿨’의 우등 수강생 이상현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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