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게 되면 수봉이 형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걸요?”
개막 이후 5연패 수렁에 빠졌던 현대캐피탈은 남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승리를 챙겼다. 4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KB손해보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20, 25-23)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스타팅으론 김명관이 나섰지만, 1세트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자 최태웅 감독은 곧바로 이현승을 기용했다. 소방수 역할로 나선 이현승은 양쪽 날개부터 중앙까지 골고루 활용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가 19점, 허수봉이 14점을 올렸고 박상하와 최민호가 각각 8점을 쌓았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현승은 “5연패 하면서 분위기도 가라앉고 안 좋았지만, 마지막까지 뭉치려고 했다. 원팀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연습했던 게 잘 나온 덕분에 승리하게 되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현승은 직전 OK금융그룹전에서 자신의 세트 범실로 경기를 끝나자 코트 위에서 눈물을 훔쳤다. 큰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지만, 결과로 앞선 실수를 만회했다. 이현승은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지는 바람에 분해서 눈물을 흘렸다. 범실로 인해 져서 눈물을 흘린 건 아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뒤이어 “감독님이 누구 한 명 때문에 진 경기는 없다고 하셨다. 나랑 명관이 형한테 힘이 되는 좋은 말을 해주셔서 그 말만 믿고 할 수 있었다. 형들도 경기는 질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거다. 다음 경기 열심히 해서 이기면 된다고 했는데, 오늘 경기도 분위기 좋게 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감독과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30일 진행된 2023-2024 KOVO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쌍둥이 동생인 이현진이 삼성화재에 지명 받으며 프로에 진출했다. 이현진은 수련 선수로 이번 드래프릍 제일 마지막에 이름이 불렸다. 실시간으로 드래프트를 보고 있었던 이현승은 “내가 더 감정이입이 됐다. 현진이가 불리길 바랬는데, 마지막으로 지명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끝나자마자 축하한다고 연락했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드래프트 당시 이현진은 이현승을 향해 “코트 반대편에서 만나게 된다면 절대 지지 않을 거다”라고 선전포고했다. 이를 이현승도 알고 있었다. 이현승은 “정식 선수가 돼서 꼭 프로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 잘했으면 좋겠고 만나게 된다면 나도 있지만 수봉이 형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고 화답과 함께 응원을 건넸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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