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이스, 행동으로 보여줘야" 쿠바 폭격기의 책임감

안산/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5 23: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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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는 에이스였다. 마지막에 팀 승리를 이끈 쿠바 폭격기이었다.

석진욱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0-25, 25-20, 25-23, 15-11)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1, 2세트를 내줬지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3, 4, 5세트를 가져왔다. 배구 경기에서 가장 짜릿하다는 '패패승승승'이었다. OK금융그룹은 승점 20점(8승 5패)을 기록,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상 승점 19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1, 2세트까지 단 8점에 머물렀다. 석진욱 감독은 3세트에 레오를 아예 뺐다. 국내 선수들이 분위기 반전을 성공시키자 4세트, 흔들리는 박승수를 대신해 레오를 넣었다.

레오는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대폭발했다. 4세트 12점, 공격 성공률 80%를 올리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5세트에도 레오는 무서웠다. 팀의 15점 중 홀로 9점을 책임졌다. 공격 성공률도 71%에 달했다.

이날 레오의 최종 기록은 29점, 공격 성공률 60%였다. 4세트에만 21점을 올리는 엄청난 화력을 보여준 레오였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레오는 "경기 처음 들어갔을 때는 몸이 좋았다. 다만 집중력에서 차이가 있었다"라며 "3세트를 밖에서 보는데 적응이 잘 안됐다. 그래도 이것도 감독님의 작전이다. 나 대신 차지환, 조재성, 박승수가 잘 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전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말과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큰 힘이 된다고 레오를 칭찬했다. 석 감독은 "레오는 선수들과 손발도 잘 맞는다. 말 한마디, 한 마디를 잘 한다. 동기부여도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떤 식으로 어린 동생들에게 힘을 주는지 궁금했다.

"전술적인 부분은 분석관도 있고, 감독님도 많은 말씀을 하신다. 나는 경험이 많다. 리더로서 행동을 보여주려 한다. 나는 에이스이기 때문에 결국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항상 열심히 해서 팀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레오의 말이다.

삼성화재 왕조 시절 레오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격기였다. 지금도 레오는 언터처블이다. 한 번 폭발하면 막을 수 없다. 타점만 맞으면 블로커 위에서 내려찍는 공격이 일품이 선수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이다. 삼성화재 시절에는 20대였지만, 이제는 30대다.

레오는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적은 없다. 예전보다 힘이 좋아졌고, 경험도 많아졌다. 정신적인 부분도 좋아졌다. 책임감도 강해졌다"라고 미소 지었다.

레오의 체력 보충 비결은 '수면'과 '부대찌개'다. OK금융그룹 남균탁 통역 말로는 레오는 경기가 끝난 다음 날이면, 꼭 부대찌개를 먹는 것이 루틴이라고 이야기했다.

레오는 "항상 잠을 많이 자려 한다"라며 "부대찌개는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맛있는 음식이다. 경기 끝나고 다음 날에 꼭 먹어야 한다. 어머니와 함께 매일 만들어 먹고 싶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오는 10일에는 레오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들이 한국에 들어온다. 어머니와 아들은 약 석 달 정도 한국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는 "조만간 엄마랑 아들이 온다. 엄마는 정신적인 지주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2년 만에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못 봤는데, 보게 된다니 기분이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OK금융그룹은 9일 수원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안산/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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