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과거 영광 재현에 도전할 러시아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9 23: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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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러시아는 국가적 도핑 스캔들로 ‘러시아’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림픽에 나설 수는 없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타이틀을 달고 도쿄올림픽에 나선다.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달고 뛰진 못하지만 ‘러시아 대표팀’임은 분명하다. 유럽 여자배구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는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반등에 도전한다.

러시아
FIVB 랭킹 7위 / 2016 리우올림픽 6위 / 2018 세계선수권 8위(2라운드 탈락)

과거의 영광, 그리고 곤차로바

러시아 여자배구대표팀은 분명 약팀은 아니다. 분류하자면 강팀에 가깝다. 다만 최근에는 결과물이 명성에 조금 모자란다. 강한 전력을 가진 팀치고는 굵직한 대회에서 최상위권에 들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마지막으로 메달을 목에 건 게 2004 아테네올림픽이다. 당시 은메달을 땄고 그게 올림픽에서는 마지막 메달이다. 세계선수권에서는 2006년과 2010년 2연패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이후 두 대회는 각각 5위, 8위에 그쳤다. 유럽선수권도 2013년, 2015년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2017년 6위, 2019년 7위에 그쳤다.

러시아가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에서 정상에 서고 마지막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을 때는 각각 다른 슈퍼스타가 있었다. 올림픽 2연속 은메달과 세계선수권 2연패 중심에는 러시아 배구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예카테리나 가모바가 있었다. 가모바는 2004 아테네올림픽 최다득점 선수다. 2010년 세계선수권에는 MVP를 수상했다. 밀레니엄 시대 이후 러시아 여자배구는 가모바와 함께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냈다. 가모바와 함께 류보프 소콜로바 등 곁을 지키는 면면도 화려했다.

가모바가 나이를 먹고 대표팀 중심에서 밀려난 이후에는 타티아나 코셸레바가 러시아대표팀 중심으로 올라섰다. 2013년, 2015년 유럽선수권 MVP를 거머쥐며 러시아 여자배구를 이끌었다.  

 


코셸레바와 함께 같은 시대 러시아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또 지금까지도 핵심으로 남아있는 선수는 나탈리아 곤차로바다. 코셸레바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곤차로바는 여전히 러시아 대표팀 주전 아포짓으로 활약 중이다. 과거의 영광을 함께한 얼굴 중에는 곤차로바만이 남은 셈이다.

30대에 접어든 곤차로바는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2019년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에서도 러시아 대표팀 최다득점자는 곤차로바였고 2019년 유럽선수권 득점 7위이자 러시아 팀 내 득점 1위이기도 했다. 2020-2021시즌 디나모 모스크바를 2위로 이끌면서 총 득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도 러시아 대표팀에서 곤차로바 유무에 따른 전력차는 크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곤차로바 곁은 크세니아 파루베츠, 이리나 보론코바가 지켰지만 이번에는 더 어린 선수들이 합류했다. 보론코바는 이번에도 합류한 가운데 2021 VNL에서 활약한 2004년생 유망주 아리나 페도로브체바가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1998년생 크세니아 스미르노바도 함께한다.

날개 공격수 라인이 좀 더 어려진 만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올림픽에서 곤차로바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곤차로바는 다가올 올림픽에서 과거 영광의 주역으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을까.


강력한 중앙의 힘
유럽 강팀은 미들블로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위력 역시 상당하다. 러시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미들블로커 득점 비중이 상당히 높은 팀이 러시아인데, 미들블로커가 대회 전체를 기준으로 윙스파이커와 비슷한 수준으로 득점을 올릴 때도 있었다.

대표적인 대회가 2019년 유럽선수권이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곤차로바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한 건 파루베츠였다. 세 번째가 다름 아닌 미들블로커 이리나 코롤레바였다. 코롤레바가 73점, 그 뒤를 이어 이리나 보론코바가 72점을 기록했다. 코롤레바는 당시 세트당 블로킹이 1.3개에 달했다. 팀 내 미들블로커 중에는 공격 시도가 눈에 띄게 많기도 했다(74회). 196cm로 러시아 미들블로커 중 가장 높이가 위력적이다. 한국과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 경기에서도 코롤레바는 블로킹 3개 포함 17점을 몰아치며 당시 곤차로바(20점)에 이은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당시에는 이리나 페티소바도 블로킹 8개를 잡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65-60), 서브(7-3) 득점에는 앞섰지만 블로킹에서는 뒤졌다(6-14).

현재 러시아 대표팀 주축 미들블로커로 나서는 선수들은 러시아 리그에서도 활약이 좋은 편이다. 블로킹 기록만 놓고 보면 코롤레바가 블로킹 개수 총 110개로 총 개수 기준 3위(세트당 1개), 페티소바가 89개(세트당 0.96개)로 4위다. 여기에 아직 대표팀에서 주전 기회를 받고 있진 않지만 신장 193cm에 1998년생인 안젤리나 라자렌코가 블로킹 114개로 리그 2위에 올랐다. 주전 외에도 활용할 자원이 많은 러시아 중앙이다.

이 중앙을 살려주는 게 러시아 대표팀 주축 세터 예브게니아 스타르체바다. 32세 베테랑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러시아 대표팀 주축으로 떠올라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들블로커를 활용하는 이동 공격에 확실히 강점이 있고 곤차로바와 합도 좋은 편이다. 상대 블로커를 확인한 후 올리는 패스도 안정적이다. 체력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져 세트를 치를수록 움직임이 줄어들고 발이 느려지는 약점은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타티아나 로마노바가 백업 세터로 종종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도쿄에서 만날 라자레바



V-리그 여자부 사상 첫 러시아 출신 외국인 선수가 된 라자레바는 1997년생 젊은 선수다. 실제로 러시아리그 내 명문 구단인 디나모 모스크바에서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 머물기도 했다. 라자레바에 따르면 디나모 모스크바에서도 2018-2019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곤차로바 존재로 출전 시간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프랑스 리그로 떠났다).

V-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며 한국 배구 팬들에게도 익숙해진 라자레바는 도쿄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라자레바가 대표팀 경력이 없던 건 아니다. 아직 굵직한 무대에 많이 출전하진 못했지만 2019년 유럽선수권 대표팀에 선발돼 적은 세트지만 출전한 경험이 있다. 이번 올림픽은 본격적으로 큰 국제 무대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V-리그에서 상당한 활약을 펼쳤던 라자레바였기에 V-리그 팬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FIVB, 더스파이크_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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