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소방수는 준비됐다, 대체불가 박철우

수원/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3 2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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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소방수 한국전력 박철우는 언제나 경기에 투입될 준비가 되어 있다.

박철우가 속한 한국전력은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를 가졌다. 시즌 첫 경기 삼성화재전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한국전력은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출범 후 구단 첫 개막 2연승에 도전했다.

사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이라고 볼 수 없다. 급격하게 살을 뺀 서재덕, 자가격리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는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 등을 바라본 장병철 감독도 1라운드까지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신경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 주장 박철우도 100%는 아니다. 박철우는 비시즌 발목과 심장 수술을 받았다. 어쩌면 위험 부담이 큰 수술이었다. 다행히 수술받은 부위 모두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 준비가 늦었지만 박철우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시즌 개막에 몸을 맞췄다.

시즌 개막 전 만난 박철우는 "아이언맨이 됐다. 불편한 부분이 사라지니 오히려 몸이 더 좋아졌다. 운동선수는 모든 힘듦을 이겨내고 극복해 내야 하는 직업이다. 극복한 후에는 경기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장병철 감독도 박철우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KB손해보험과 경기 전 만난 장병철 감독은 "박철우는 아직 풀타임 출전이 어렵다. 철우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기려 한다. 승부처에서 투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1세트 KB손해보험에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케이타의 고공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상대 강서브에 크게 흔들렸다. 1세트에만 6개의 서브에이스를 허용했다. 가장 뼈아팠던 건 다우디가 케이타에 완전히 밀려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장병철 감독은 2세트에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다우디를 대신해 박철우 카드를 꺼냈다. 급한 불을 끄러 소방수가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박철우는 수장의 바람대로 그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박철우는 2세트에만 10점 공격 성공률 64.29%를 기록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16-16에서 블로킹 1개 포함 연속 5점을 올렸다. 21-16이 되었다. 수원체육관에 있던 홈 팬들의 마음을 흥분시켰다. 2세트 외에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박철우 활약 덕분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모두가 박철우에게 특급 칭찬을 보냈다. 장병철 감독은 "키포인트는 박철우가 아닌가.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재덕도 "철우 형이 2세트에 들어와 분위기를 잡아줬다.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철우 형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장병철 감독과 서재덕의 말처럼 박철우의 2세트 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전력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경기를 본 팬분들도 알고 있을 사실이다.

박철우는 우리나이 37세, 어느덧 40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박철우의 존재감은 줄어들지 않는다. 팀이 필요할 때 나와 언제든지 제 역할을 해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박철우는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넘어왔다. 지난 시즌에도 박철우는 팀의 에이스였다. 박철우는 2020-2021시즌에 596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커리어하이 득점이다. 종전 기록은 현대캐피탈에서 뛰던 2009-2010시즌에 기록한 592점이었다.

올 시즌에는 선발보다 KB손해보험전처럼 소방수, 슈퍼조커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나올 때마다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대체불가한 선수다. 나이를 먹어도 공격 능력은 뛰어나다. 

개인 기록보다 팀의 우승만을 바라보는 37세 소방수는 언제나 급한 불을 끌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전력은 오는 28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경기를 통해 창단 첫 개막 3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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