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생일 될 줄 알았는데…" 감독에 '대역전승' 선물

안산/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5 23: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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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수장 석진욱 감독의 46번째 생일은 뜻깊었다. 선수들은 스승에게 '대역전승' 짜릿한 선물을 안겨줬다.

OK금융그룹은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3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를 치렀다. 5일은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1976년생 12월 5일 출생)의 46번째 생일이었다. 선수들은 수장에게 짜릿한 승리 선물을 안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1, 2세트 삼성화재 에이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에 맹폭에 흔들렸다. 반대로 OK금융그룹 에이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화력은 좀처럼 타오르지 않았다. 러셀은 1, 2세트까지 15점을 올렸지만 레오는 단 8점에 그쳤다.

2세트까지 삼성화재의 거센 공격에 당황한 석진욱 감독은 3세트에 아예 레오를 넣지 않는 승부수를 띄었다. 밖에서 경기를 보며 초심을 찾고, 플레이에 여유를 가지길 바라는 수장의 바람이었다. 국내 선수들이 3세트, 어느 정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리고, 4세트 차지환이 득점에 가세하고 레오가 박승수 대신 나와 맹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세터 곽명우와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공격 점유율이 50%나 됐지만 레오는 아랑곳하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4세트에만 12점, 공격 성공률은 80%나 됐다. 불안정한 공도, 블로킹도, 서브도 우리가 알던 레오로 돌아왔다. 

마지막 5세트, 기세가 완전히 올랐다. 삼성화재는 연이은 공격 범실, 상대에 계속 공격이 막혔다. OK금융그룹은 레오가 5세트에 무려 71.4%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갔는데 성공률은 70%, 득점은 9점이나 됐다.

결국 OK금융그룹은 세트스코어 3-2(17-25, 20-25, 25-20, 25-23, 15-11)로 승리했다. 패패승승승. 선수들은 어려운 위기를 이겨내고 짜릿한 승리 선물을 석진욱 감독에게 안겨줬다. 4, 5세트에만 21점을 올린 레오가 이날 29점을 올렸고 조재성과 차지환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또한 OK금융그룹(승점 20점 8승 5패)은 2연패 탈출과 동시에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상 승점 19점 6승 6패)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019년 12월 28일부터 이어져오던 삼성화재전 연승 숫자도 '10'에서 '11'로 늘렸다. 여기에 홈 팬들에게도 승리 선물을 안겼으니 이날 승리는 OK금융그룹에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석진욱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 두 번의 생일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2013년 12월 5일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을 만났으나 0-3으로 패했으며, 2017년 12월 5일에도 KB손해보험에 2-3으로 패했다. 이때는 모두 김세진 감독을 보좌하던 수석코치 시절이었다. 지도자가 되어 맞은 첫 생일 경기에서 승리를 했으니 또 다른 즐거움과 기쁨이 석진욱 감독에게 왔다.

경기 종료 후 박원빈과 전병선은 석진욱 감독을 코트 위로 끌고 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선수들은 석진욱 감독을 밟기 시작했다. 석진욱 감독은 '아프다'라는 제스처를 취했어도, 얼굴에 환한 미소가 묻어났다. 이후에는 선수단과 팬들이 '생일 축하~합니다~' 축하 노래도 부르고, 구단이 준비한 케이크 촛불을 끄며 석진욱 감독의 생일을 축하했다.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석진욱 감독도 "선수들에게 많이 맞았지만 그렇게 맞으면 기분 좋다. 최악의 생일이 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줘 이겼다"라고 미소 지었다.

의미 있는 생일 선물을 받은 석 감독은 이어 "삼성화재만 만나면 선수들이 유독 잘 했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있다. 나 역시 들어갈 때마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한다"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경기 후반에는 역시 에이스, 리더답게 팀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된 레오도 "5일이 생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연습과 경기로 인해 따로 축하 시간을 갖지는 못했다. 그래도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오늘 승리로 화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기분 좋은 날, 기분 좋은 승리. 승리도 배구 경기에서 가장 짜릿하다는 '패패승승승' 대역전승이었다. '읏맨' 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역전승이라는 선물을 스승에게 안겨줬다. 석진욱 감독은 제자들이 안겨준 승리와 함께 의미 있는 46번째 생일을 즐길 수 있었다.

삼성화재전 대역전승으로 분위기가 오른 OK금융그룹은 오는 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 경기를 통해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안산/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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