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V-리거? 태국의 샛별들 “한국서 뛰고 싶다”

이보미 / 기사승인 : 2025-04-22 18: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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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가 막을 내렸다. 태국 올스타 선수들 역시 한국 코트에 오른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과 태국 여자배구의 올스타 슈퍼매치는 6년 만에 재개됐다. 2025년에는 각국의 미래들이 격돌했다. 2024 파리올림픽이 끝나고 2028 LA올림픽을 향해 새 출발을 알린 상황에서 의미있는 첫 걸음을 뗀 한국과 태국이다.

한국에서는 2006년생의 V-리그 신인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GS칼텍스), 세터 김다은(한국도로공사)은 물론 아포짓 이선우(정관장), 미들블로커 김세빈(한국도로공사), 세터 박사랑(페퍼저축은행), 2003년생 동갑내기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흥국생명)와 박은서(페퍼저축은행)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됐다.

5월 초 소집 예정인 여자 성인대표팀에도 새 얼굴이 등장했다. 이주아는 작년 유럽 전지훈련 참가 이후 올해도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세빈도 첫 성인대표팀 명단에 포함됐고,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이고은(흥국생명) 대신 김다은도 태극마크를 단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3명의 선수가 나란히 성인 대표팀에서도 함께 하게 됐다. 박사랑도 국가대표 세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흥국생명 우승 멤버인 정윤주의 대표팀 발탁도 눈에 띈다.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들이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를 거쳐 본격적으로 대표팀 항해를 떠난다.



태국 여자배구의 샛별들도 돋보였다. 8년 만에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키아티퐁 랏차따끼엔까이 감독은 2025년 국제대회를 앞두고 U19, U21 대표 선수들과 일찌감치 담금질에 돌입했다. 태국은 아직까지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 목표다. 2028 LA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특히 태국 올스타 팀에서 주전 세터로 나선 1998년생의 172cm 나타니차 자이샌의 활약도 눈부셨다. 고른 볼 배분과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했다. 1차전에서는 미들블로커 나타리까 와싼이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릴 정도로 중앙을 적극 공략하며 한국을 울리기도 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태국 올스타 선수 20명 중 나타니차를 포함해 2024-25시즌 일본 리그에서 뛴 선수는 4명이었다. 여전히 태국은 선수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V-리그의 문을 두드린 선수들도 있다. 2023년 V-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에 신청한 선수들도 있었다. 나타니차는 2024, 2025년 연속 신청서를 냈다. 2024년에는 제주도 드래프트 현장에도 초청됐지만, V-리그 팀들의 지명을 받지는 못했다. 1999년생 아포짓 나티마 꿉깨오도 올해 아시아쿼터에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 지원했다. 1994년생의 아웃사이드 히터 까띠까 깨오핀도 2024년 아시아쿼터 신청서를 낸 바 있다.

2025년 아시아쿼터에 지원한 나타니차와 나티마는 ‘예비 V-리거’ 후보이기도 하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대상자들은 교체 선수로 지명될 수도 있다. 두 선수의 한국행 의지도 강하다.



실제로 나티마는 19일 슈퍼매치 1차전이 끝난 뒤 “한국에서 접촉이 있었는데 결정을 안 한 상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타니차도 “아시아쿼터로 타나차 선수도 뛰고 있다. 한국에 와서 뛰어보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에는 태국 국가대표 세터인 폰푼 게르파르드가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V-리그 무대를 밟았다. 태국 올스타 팀의 주장이었던 타나차 쑥솟도 2023-24시즌 한국도로공사 지명을 받았고, 2024-25시즌 후반기에도 교체 선수로 다시 한국도로공사로 돌아와 팀 전력을 끌어 올렸다. 올해 재계약까지 맺으면서 3년 연속 한국에서 뛰게 됐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간 현대건설 소속이었다. 올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는 정관장 지명을 받았다.

키아티퐁 감독 역시 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태국 내에서 유망주들을 발굴, 육성한 뒤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는 동시에 해외 리그에서 프로 선수로서의 기량을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키아티퐁 감독이다. 태국 여자배구의 레전드인 세터 눗사라 톰콤도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었고, 이후 눗사라와 폰푼은 미국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공격수 찻추온 목스리, 아차라폰 콩욧 역시 일본을 거쳐 튀르키예 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태국 선수들은 주로 일본 리그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나타니차도 2024년 일본 SV.리그 PFU 블루캣츠 소속으로 뛰었다. 나타니차는 44경기 131세트 출전 기록을 남겼고, PFU는 14개 팀 중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나타니차는 “일본 리그에서는 기술을 좀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한국 리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와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나티마는 “요즘 태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나타니차는 V-리그 아시아쿼터 현장에서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슈퍼매치에서 나타니차를 지켜본 강성형 감독은 “우린 당시 세터 포지션을 크게 신경쓰진 않았다. 국내 스타일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아직 폰푼까지는 아니지만 젊은 선수가 경기 운영을 잘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국 여자배구의 ‘샛별’들이 V-리그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이보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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