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민 감독은 과감한 구상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11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개최된 2025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에디의 이름을 호명했다. 에디 개인으로서는 2년 만에 돌아오는 V-리그 무대다.
권 감독은 드래프트가 종료된 뒤 취재진과 만나 “생각하고 있었던 선수를 뽑아서 기분이 좋다. 다음 시즌에는 에디와 호흡을 잘 맞춰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먼저 밝혔다.
에디가 지명된 순간, 가장 궁금해진 포인트는 단연 에디의 기용 방식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주로 아포짓과 미들블로커를 오갔지만, 직전에 뛴 몽골 리그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풀 시즌을 소화했다. 과연 한국전력에서는 어떤 자리를 맡게 될지가 관심사였다.
권 감독의 대답은 아웃사이드 히터였다. 그는 “일단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는 쪽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에디처럼 힘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만약 임성진과 재계약이 성사된다면 에디-임성진 조합은 나쁘지 않은 조합이 될 것 같다”며 에디의 아웃사이드 히터 기용 계획을 밝혔다.
이 경우 당연히 에디의 리시브가 관건이 된다. 권 감독 역시 이를 알고 있다. 그는 “우리 팀에는 큰 공격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에디를 뽑았다. 리시브 연습을 많이 시킬 계획이다. 자기 앞에 오는 공만 잡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혹독한 리시브 훈련을 예고했다.
삼성화재 시절 에디의 활약상은 다소 애매했다. 아주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러나 권 감독은 에디를 믿는다. 그는 “첫 시즌에는 V-리그 적응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지를 알 것”이라며 에디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권 감독은 이란 선수를 뽑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는 않았다. 그는 “뽑고 싶은 이란 선수는 많았다. 왼손잡이 공격수도 괜찮은 선수가 있었고, OK저축은행이 뽑은 메히 젤베 가지아니 말고도 괜찮은 미들블로커들이 더 있었다. 하지만 이건 회사의 결정이다. 나는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에디의 아웃사이드 히터 기용 예고가 나오자, 떠오르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여자부의 반야 부키리치였다. 부키리치 역시 기존의 주 포지션은 아포짓이지만 혹독한 리시브 훈련을 통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나 팀의 준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과연 에디는 남자 버전 부키리치가 될 수 있을까. 성공만 한다면 분명 한국전력의 다음 시즌에는 큰 보탬이 될 선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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