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8점, 코트 체인지 할 때쯤 오지 않았을까요?"

수원/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2 12: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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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 유튜브 등 다방면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는 황연주. 그럼에도 그에겐 배구가 1순위다. 황연주는 “배구가 더 좋아졌다”라면서 여전한 열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두 달, 현대건설 황연주는 유독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2020 도쿄올림픽 기간엔 MBC 객원 해설위원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2021 KOVO컵에서는 웜업존이 아닌 코트 안을 지켰다.

해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황연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쉽게 승낙하지 못했다. 황연주는 “처음에는 생소하기도 했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은퇴가 앞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훈련을 빠지게 되는 부분도 걸렸다”라고 했다.

이번엔 용기를 냈다. 남편 박경상은 물론, 구단에서도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황연주는 “팀과 이야기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더라. 남편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은퇴 후에 여러 방향을 생각할 수도 있고,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남편과 구단 덕이 컸다”라고 말했다.

해설 도중 눈물이 화제가 됐다. 황연주는 도미니카공화국 경기 당시 주장 김연경이 선수들에게 하는 간절한 말과 행동을 지켜보며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아냈다.

황연주는 “연경이의 간절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선수라서 그런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 때 나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연경이의 멋진 말과 행동에 내가 소스를 좀 뿌리지 않았나 싶다”라며 웃었다.

해설로 인해 배구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황연주는 “중계를 하면서 배구에 대한 애착이 좀 더 생겼다. 처음 경기를 볼 땐 나도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남이 하는 배구를 보면서 재밌기도 했고,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구가 더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올림픽 이후 선수 황연주로 돌아왔다.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 2021 KOVO컵에서 그는 팀을 결승으로 이끌며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황연주는 “오랜만에 코트 안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첫 경기에선 두려움이 컸다. 황연주는 “내가 느끼기엔 너무 오랜 시간 밖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멘탈적으로 상처를 받았고, 몸이 힘든 것보다는 마음이 조금 그랬다. 경기장 안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뒤에 있다가 다시 뛰니까 남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현대건설은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를 꺾고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당시를 떠올린 황연주는 한가지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이상한 장면이 방송으로 나갔다는 이야길 전해 들었다. 코치님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애매하게 잡혔다. 공인이니까 여러 사람이 나를 보고,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겠지만 속상했다”라고 털어놨다.

“5세트 8점, 코트 체인지 할 때쯤 오지 않았을까요?” 황연주는 자신의 배구 인생을 이렇게 비유했다. 배구 프로배구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18번째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황연주에게 은퇴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

황연주는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말하긴 했지만, 여태껏 해왔던 걸 한순간에 끝낸다는 결정을 하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아직은 몸이 할만하니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은퇴 시기를 정하는 게 어렵다. 어머님께서도 물어보시지만 대답하기가 힘들더라”라고 털어놨다.

일 년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 황연주는 “다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배구를 하고, 하고 싶은 시기에 은퇴하는 게 큰 목표다. 매해 계약을 할 때마다 별 탈 없이 일 년씩 내가 세운 계획을 끝까지 열심히 하면서 은퇴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황연주의 솔직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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