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정지석...결국은 정지석이다

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6 0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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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장충/강예진 기자] 정지석이 해줘야 한다.

 

정지석에게 올 시즌은 커리어하이다. 정규리그 기준 기록 부문에서 대부분의 수치가 상승했다. 자연스레 팀에서 맡은 역할 역시 커졌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정지석은 뭔가 달랐다. 정규리그 때와 같은 활약이 저조했다. 

 

그럼에도 분명 해줘야 할 몫이 있다. 지난 15일 살아난 정지석과 함께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벼랑 끝에서 위기를 모면했다. 3차전을 3-0으로 내주며 창단 첫 통합우승은 물 건너가는 듯 보였지만 승부를 마지막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산틸리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임동혁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내세웠고, 요스바니-정지석을 윙스파이커로 돌렸다. 미들블로커는 손현종, 조재영이 자리를 지켰다.

 

전위 높이와 공격력 강화가 목적이다. 경기 전 산틸리 감독은 “후퇴는 없다. 한 길밖에 없기에 돌파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방어적인 것 보단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산틸리 감독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임동혁-요스바니가 주포로 나선다면, 정지석이 수비에서 힘을 더해야 했다. 요스바니, 오은렬과 함게 리시브 라인을 구축하지만 곽승석이 자리했을 때보다 수비 비중이 높아진 건 사실.

 

공격 전개가 원활할 수 있게 리시브에 중점을 뒀다. 정지석은 리시브 시도 14개 중 10개를 한선수 머리 위로 전달했다. 실패는 없었다. 리시브 효율 71.43%로 올 시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종전 기록은 60%).

 

정지석도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경기 당일 선발 라인업을 보고 난 뒤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달라진 선수 구성에서 본인이 해야 할 몫이 뭔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를 머릿속에 그렸다.

 

 

그런 다음 수비에서 한 발짝 더 뛰었다. 디그서 팀 내 가장 많은 13개 시도 중 10개를 걷어 올렸다. 정지석 “승석이 형이 있을 땐 공격 욕심을 내더라도, 요스바니가 (윙스파이커) 들어오면 내가 살림꾼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소리 지르고 뛸 테니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서 정지석의 공격 성공률 50%를 웃돌았지만 유독 범실이 많았다. 올 시즌 상승세를 보였던 서브는 단 4득점에 그쳤다. 세트당 0.275개로 정규리그 수치(세트당 0.535개)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감소했다.

 

정지석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한 명의 선수에 의해 팀이 흔들리는 게 아니란 걸 증명하고 싶었다. 리시브에 중점을 두고 플레이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리시브가 괜찮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겼으니 한숨 돌렸다”라고 털어놨다.

 

한선수는 정규리그 우승 직후, 그리고 4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정지석을 향해 “지석이만 잘하면 된다. 얘가 문제다”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답은 정지석이다. 이날 정지석은 팀 내 최다 블로킹 4개, 서브 1개를 묶어 18점(공격 성공률 59.09%)을 선사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정지석의 활약도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정지석은 “5차전에선 손가락이 부러져도 뛰겠다. 관중석으로 몸을 날리든, 머리가 깨지든 다 걸고 붙어 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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