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과 도전자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이 막을 올린다.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그 첫 번째 경기가 열린다.
3위 우리카드를 플레이오프서 2승으로 제압하고 올라온 현대캐피탈. 그리고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상대를 기다린 대한항공이 붙는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올 시즌은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왕좌 지키기에 나선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지만 통합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는 두 팀이 서로 반대 상황이 되어 만난다.
올 시즌 두 팀 상대전적은 3승 3패로 동률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2월 18일,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제압했다.
양 팀 모두 명품 날개 라인업, 변수는 체력&부상
대한항공은 정지석-곽승석 국내 최고 윙스파이커 듀오가 버티는 팀이다. 공격, 수비 어느 하나도 흠잡을 것이 없는 조합이다.
걱정거리라면 정지석의 팔꿈치 부상이다. 정지석은 지난 2월 초, 오른쪽 팔꿈치에 부상을 입었다. 뛰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통증은 남아 있었다. 정지석은 이후 팔꿈치에 단단히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5라운드 중반 생긴 부상으로 인해 정지석 경기력은 시즌 막판 들어 다소 떨어졌다.
정규시즌 정지석 기록 비교
1~4라운드
425득점(경기 당 17.7점), 공격성공률 56.57%, 리시브효율 52.61%
5~6라운드
123득점(경기 당 11.2점), 공격성공률 51.28%, 리시브효율 46.95%
여기에 외인 가스파리니가 지난 시즌과 달리 떨어지는 결정력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올 시즌 내내 가스파리니는 이전 시즌과 달리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가스파리니 지난 세 시즌 정규시즌 득점, 공격성공률 비교
2016~2017시즌 823득점, 공격성공률 51.59%
2017~2018시즌 863득점, 공격성공률 49.18%
2018~2019시즌 740득점, 공격성공률 48.39%
가스파리니는 직전 시즌과 비교해 무려 100점 이상 득점이 감소했다. 공격성공률 역시 평균 1% 떨어졌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6라운드 막바지 경기장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가스파리니 결정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 35세인 가스파리니 경기력이 줄어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정지석의 부상과 더불어 가스파리니 체력이 떨어진 점을 두고 박기원 감독은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휴식을 얻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는데, 그 말대로 대한항공은 휴식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얼마나 컨디션 관리에 성공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외인 파다르가 지난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확인 결과 허리 염좌와 근육 경직 부상이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파다르는 21일 간단한 훈련을 소화한 뒤 출격 대기중이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출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대캐피탈의 더 큰 걱정거리는 전광인-문성민 윙스파이커 조합에 있다. 경기력 문제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것이 이유다.
문성민은 현재 양 쪽 무릎에 통증이 있는 상태다. 플레이오프 때는 통증을 안고 출전하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걱정했던 대로 점프가 온전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성민은 플레이오프 두 경기서 22득점, 공격성공률 63.33%로 호성적을 남겼지만, 한창 좋을 때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대캐피탈 공수 핵심인 전광인도 플레이오프를 이틀 앞두고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이에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선 전광인이다. 그 여파 때문인지 전광인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범실 11개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팀에서 주장과 부주장을 맡고 있는 이들의 투혼은 플레이오프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 충분했다. 최태웅 감독은 1차전 승리 이후 “통증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선 두 선수의 투혼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부상은 단시간에 확 나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리를 통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할 뿐이다. 팀 구심점을 하는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는 점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겐 큰 불안요소다.
결정적인 차이, 세터
라인업 상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면 역시 세터다. 대한항공은 노련미를 갖춘 V-리그 최고 세터 한선수가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승원과 이원중, 두 세터가 함께 경기에 나선다.
사실상 모든 면에서 한선수는 현대캐피탈 세터들을 압도한다. 한선수는 단순히 다양한 분배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 날 공격수 컨디션에 따라 매번 다른 운영을 선보일 줄 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숱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미를 갖췄다는 뜻이다.
반면 현대캐피탈 세터 자리는 올 시즌 내내 고민인 자리다.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승원이 크게 흔들려 신인 이원중이 경기에 나서는 등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이승원과 이원중, 둘은 한 번 흔들릴 경우 극복하는 데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럴 때마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교체로 변화를 줬다.
긍정적인 점이라면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 이승원이 흔들림 없이 계속 코트를 지켰다는 점이다. 이날 이승원은 큰 문제없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외인 파다르가 부상으로 빠져 그 자리에 허수봉이 들어왔지만,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이날 허수봉, 전광인, 문성민과 신영석 최민호 총 다섯 명 공격수는 공격성공률이 모두 50%를 넘었다. 공격점유율 역시 이상적인 분포를 이뤘다.
이승원은 사이드 공격이 막힐 때면 중앙을 자주 선택한다. 현대캐피탈은 올 정규시즌 남자부에서 가장 속공 득점이 많은 팀(555점)이었다. 신영석과 함께 최근 전역해 합류한 최민호가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 중앙 속공 라인은 위력적이다. 이승원은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위력적인 속공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 팀 속공성공률은 58.20%로 이 부분 3위다. 그러나 정규시즌 대한항공과 치른 여섯 경기서는 속공 성공률이 47.87%로 급감했다.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속공이 효과를 못 본다면 현대캐피탈 세터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수들이 세터를 돕는 입장이라면 대한항공은 그 반대다. 세터 한선수가 뛰어난 분배로 공격수 능력을 더욱 끌어올린다. 가스파리니 결정력이 떨어져도, 정지석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한선수 운영이 있었기에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베테랑 세터가 팀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은 대한항공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3년 연속 챔프전 맞대결, 이번 승자는?
두 팀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고 있다. 명실상부 남자부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른 두 팀이다. 2016~2017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이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2017~2018시즌은 대한항공이 3승 1패로 창단 첫 우승을 한 바 있다. 한 번씩 우승을 주고받은 두 팀.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을 끈다.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기선제압에 성공할 팀은 누가 될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2일 오후 7시, KBSN스포츠와 SBS스포츠 두 방송사에서 동시에 생중계한다. 인터넷 네이버스포츠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