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OK저축은행, 응답하지 않은 송명근과 미들블로커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02-15 0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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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상대 약점을 노리기 전에 자신들의 약점에 무너진 OK저축은행이다.

OK저축은행은 14일 홈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에 0-3 패배를 당했다. 그 패배로 3연패, 당시 3위였던 대한항공과 승점 차이는 15점이 됐다. 대한항공이 일곱 경기, OK저축은행이 여섯 경기 남은 시점에서 현재 전력을 고려했을 때 준플레이오프 성사는 정말 산술적인 가능성 정도만이 남아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뚜렷한 약점을 안고 안산을 방문했다. 신영석 공백에 따른 블로킹 문제가 두드러졌고 상대에게 많은 중앙 득점을 허용했다. 한국전력은 100% 속공 성공률(6/6)에 최홍석을 활용한 중앙 후위 공격도 75%(3/4)의 성공률을 보였다. 직전 KB손해보험은 속공 성공률 81.8%(9/11), 김정호를 활용한 시간차 공격(3/3)과 후위 공격(5/6)도 효과를 봤다. OK저축은행이 노려야 할 지점은 어느 정도 명확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앞선 두 팀의 전철을 밟지 못했다. 속공 성공률은 55.56%(5/9)에 그쳤고 속공 외에 중앙을 활용한 시간차 공격과 후위 공격도 앞선 두 팀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요스바니가 두 공격 루트를 통해 득점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전 “상대 약점을 노리기 이전에 우리 플레이부터 해야 한다”라고 말한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말이 떠오르는 경기 양상이었다.

이런 기록을 봤을 때 올 시즌 내내 OK저축은행의 고민거리였던 두 포지션인 미들블로커와 윙스파이커, 정확히는 송명근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요스바니만을 활용했던 시간차와 중앙 후위 공격은 송명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하지만 송명근은 1세트 리시브에서 문제를 보이며 심경섭과 교체됐다. 3세트 다시 선발로 나섰지만 총 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송명근이 코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만 바라보는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세트 교체 투입된 심경섭은 100% 공격 성공률로 깜짝 활약을 펼쳤지만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져 활약이 이어지지 못했다. 심경섭은 2세트 1점에 그쳤다.

미들블로커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한상길은 7점을 올렸다. 하지만 파트너였던 박원빈은 속공 세 개 중 하나만을 성공하는 등 4점에 그쳤다.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차영석, 김재휘)가 66.67%의 속공 성공률(6/9)을 올린 것과 비교했을 때 현대캐피탈을 잡은 앞선 두 팀과 달리 미들블로커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송명근은 올 시즌 활약한 날보다 부진한 날이 더 많다. 총 득점은 부상으로 14경기 출전에 그친 2016~2017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총 득점(178점)을 기록 중이고 공격 성공률도 커리어 처음으로 50% 미만(45.58%)으로 떨어졌다. 리시브 효율 자체는 앞선 두 시즌보다 나아졌지만 기복이 매우 심하다. 특히 리시브 컨디션이 당일 공격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공격도 기복이 심해졌다.

송명근이 코트 위에 서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출전했을 때도 보여주는 숫자가 약해지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요스바니에게 향했다. 요스바니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리시브 효율과 범실 부분에서 악화되는 건 상대에게 그만큼 읽히고 공략당해서이기도 하지만 함께 중심을 잡았어야 할 송명근의 부진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미들블로커는 올 시즌 개막 전부터 김세진 감독이 고민하던 포지션이다.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 속공 성공률 4위(60.66%), 블로킹 5위(세트당 0.576개)에 오르며 2015~2016시즌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내는 박원빈 외에 한 자리가 문제되고 있다. 손주형, 한상길, 장준호 등이 돌아가며 나오고 있지만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수는 없다.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전진선은 2018년 11월 30일 KB손해보험전 이후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문제가 올 시즌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미들블로커는 선수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음 시즌에도 고민거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은 3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3위를 지키며 선전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두 포지션에서 보이던 불안감이 커지면서 5위로 밀려났고 준플레이오프 가능성마저 희박해졌다. 올 시즌이 아니라 더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송명근의 부활과 미들블로커 경쟁력 향상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OK저축은행이다.


사진/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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