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봄 배구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다.
9일 기준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위와 5위에 올라있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8일 KB손해보험전에서 1-3으로 패했고 OK저축은행은 9일 우리카드에 1-3으로 무릎을 꿇으며 승점을 챙기는 데 실패했다.
우리카드가 9일 경기 승리로 2위로 올라서면서 3위 대한항공과 두 팀의 승점 차이는 13점으로 벌어졌다(대한항공 55점, 삼성화재-OK저축은행 42점). 4라운드 종료 시점과 비교해 3위와 승점 차이는 더 늘어났다. 4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삼성화재는 당시 3위 우리카드와 6점, OK저축은행은 7점 차이였다.
1~3위를 지키는 세 팀(현대캐피탈, 우리카드, 대한항공)의 전력과 최근 성적을 고려했을 때 셋 중 한 팀을 제치고 3위 이내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3위와 승점 차이를 3점 이내로 좁혀 준플레이오프를 노려야 한다.
물론 이것 역시 쉽지 않은 목표다. 올 시즌 두 팀에 남은 경기는 삼성화재가 여덟 경기, OK저축은행은 일곱 경기이다. 승점 차이가 10점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이를 역전하기에는 남은 경기 자체가 많지 않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승점 차이를 크게 좁힐 수 있는 맞대결도 많이 남지 않았다. 9일 기준 1~3위 팀과 잔여 경기는 네 경기에 불과하다. 삼성화재는 다섯 번의 상위 팀 맞대결이 남아있다.
이른바 ‘승점 6점짜리 경기’로 불리는 상위권과 맞대결을 모두 잡아낸다면 준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커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맞대결 기록도 두 팀에게 웃어주지 않는다. 삼성화재는 현재 1~3위 팀 중 대한항공(1승 3패)과 현대캐피탈(2승 3패)에는 열세이고 우리카드(2승 2패)와는 동률이다. OK저축은행은 대한항공(3승 2패)에는 우위지만 현대캐피탈(4패)과 우리카드(1승 4패)에는 절대적으로 열세이다.
남은 맞대결에서 호성적을 기대하기에는 최근 경기력도 좋지 않다. 특히 두 팀 모두 약점이 뚜렷하다는 점이 걸린다.

삼성화재는 타이스와 박철우로 이어지는 강력한 좌우 원투펀치의 위력이 강점이다. 공격 성공률 1위(타이스, 58.83%)와 5위(박철우, 52.42%)에 해당하는 두 선수의 강력한 한 방은 어느 팀도 삼성화재를 쉽게 꺾을 수 없게 만든다. 오픈 공격 성공률에서도 1위(타이스 55.17%), 3위(박철우 48.95%)에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선수는 리시브가 조금 흔들린 상태에서 올라오는 하이볼도 잘 처리한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문제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우리카드 다음으로 적은 세트당 속공 시도(2,7개, 우리카드 2.48개)를 기록 중이며 속공 성공률은 최하위이다(50%). 3라운드 반등했지만 4라운드 들어 다시 페이스가 떨어진 박상하의 부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상하는 3라운드 여섯 경기서 39점, 공격 성공률 56.25%를 기록했지만 4라운드 26점, 공격 성공률 39.39%로 떨어졌다. 5라운드도 4경기서 20점, 공격 성공률 39.29%에 그치고 있다.
위력이 떨어지는 서브도 삼성화재가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세트당 서브 0.91개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서브 범실은 OK저축은행 다음으로 많다(OK저축은행 499개, 삼성화재 461개). 기본적으로 서브가 약한 타이스에 박철우와 송희채도 들어가면 위력적인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지만 범실이 많다.
치명적인 패배를 당한 8일 KB손해보험전은 위의 두 약점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당시 삼성화재는 14번의 속공을 시도했지만 6번 성공에 그쳤다. 서브는 전체 88번의 시도 중 범실이 18개에 달했고 서브 에이스는 4개였다. KB손해보험이 97번의 서브 시도 중 범실이 12개, 서브 에이스가 8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은 주전 라인업에 변수가 많다. 잘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의 편차가 크고 그런 경우가 많다. 팀의 핵심 선수로 꾸준히 활약해야 할 송명근은 단순히 기복이 크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하다. 올 시즌 송명근은 29경기(89세트)에 나서 176점에 그치고 있다. 공격 성공률도 46.53%로 커리어 최저 수치이다. 이민규 역시 리시브 상태와 당일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큰 경기력을 보인다.
프로 3년차인 올 시즌 첫 풀타임 주전으로 뛰고 있는 조재성도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4라운드 부진을 털고 5라운드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4라운드 경기당 7.33점, 공격 성공률 41.25%→5라운드 경기당 11,2점, 공격 성공률 55.56%).
주축 선수들의 기복과 함께 1라운드부터 공수 양면에서 부담이 컸던 요스바니도 점점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집중적으로 공략되는 리시브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있고 전체적인 범실도 늘어났다. 팀을 지탱하던 요스바니가 흔들리면서 OK저축은행 역시 시즌 초 좋았던 흐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스바니 라운드별 성적 변화
1라운드: 경기당 27.67점 공격 성공률 60.87% 세트당 서브 0.652개 경기당 범실 9.17개 리시브 효율 38.82%
2라운드: 경기당 27.67점 공격 성공률 57.96% 세트당 서브 0.652개 경기당 범실 8개 리시브 효율 34.81%
3라운드: 경기당 24.67점 공격 성공률 54.39% 세트당 서브 0.818개 경기당 범실 11개 리시브 효율 33.33%
4라운드: 경기당 23.83점 공격 성공률 48.55% 세트당 서브 0.783개 경기당 범실 12.67개 리시브 효율 27.46%
5라운드(5경기): 경기당 25.6점 공격 성공률 52.55% 세트당 서브 0.842개 경기당 범실 11.6개 리시브 효율 28.69%
여기에 기본적으로 좋지 않은 리시브도 고민거리인 OK저축은행이다(팀 리시브 효율 6위, 36.73%).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모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 감독은 8일 KB손해보험전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모른다. 각 팀끼리 물고 물리기 때문에 남은 시즌 끝까지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9일 우리카드전 패배 이후 “음부터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이기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다. 부상 선수가 많아서 그에 맞춰 라인업을 짤 생각이다. 끝까지 해보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제 시즌도 5라운드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팀마다 드러난 전력에서 크게 벗어날 변수는 많지 않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모두 당장 반전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할 요소도 많지 않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명확한 약점이 드러난 상태에서 봄 배구 진출을 위해 쉽지 않은 여정을 헤쳐나가야 하는 두 팀이다.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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