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4라운드 들어 3연속 셧아웃 승리. GS칼텍스가 시즌 초와 비교해 많이 달라진 스타팅 라인업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리그 2위 GS칼텍스는 지난 9일 홈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3-0 완승해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 승리로 13승째(승점 37, 5패)를 올리며 1위 흥국생명(승점 38, 12승 7패) 뒤를 승점 1점 차로 바짝 쫓았다. GS칼텍스는 흥국생명보다 한 경기 덜 치르고도 1승이 많아 4라운드 종료 시점에 선두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3라운드 종료 때만 해도 이 정도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었던 GS칼텍스였다. 주전선수 이탈 및 부상 문제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리베로 나현정이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팀을 떠났고 올 시즌 성장세가 돋보였던 미들블로커 문명화가 정강이 피로골절로 사실상 시즌아웃됐다. 여기에 돌아온 주전세터 이고은이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포 역할을 해야 할 강소휘마저 무릎 통증이 올라오면서 제 경기력을 내지 못했다. 3라운드 GS칼텍스는 2승 3패로 승점 5점 확보에 그쳤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걱정이 컸다. 자칫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팀이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한다면 남은 5, 6라운드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차 감독은 팀의 4라운드 목표를 ‘3승’으로 잡고 최대한 상위권에 따라붙을 수 있길 바랐다. 그리고 그 목표는 단 세 경기 만에 ‘차고 넘치게’ 달성됐다.
이처럼 GS칼텍스는 시즌 중간 찾아온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그 힘은 주전과 비주전 구분 없는 활약에 있다.
나현정이 비운 리베로 자리에는 한다혜가 투입됐다. 한다혜는 4라운드 세 경기서 선발 리베로로 출장, 리시브 효율 62.50%, 세트 당 디그 5.4개로 수준급 기록을 자랑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리시브 효율이다. 단 세 경기뿐이지만 60%를 넘긴 점은 돋보인다. 10일 기준 개인 리시브 1위인 KGC인삼공사 오지영이 효율 56.30%인 점으로 볼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세트 당 5.4개인 디그는 디그 랭킹 5위, 한국도로공사 임명옥(세트 당 5.813개)과 비슷한 수준으로 역시 높은 기록이다.
문명화를 대신해 출전하고 있는 미들블로커 김현정은 블로킹 장점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4라운드 세 경기서 세트 당 0.556개 블로킹을 잡아냈다. 역시나 출전 시간이 짧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블로킹 6위 IBK기업은행 김희진(세트 당 0.515개) 기록에 육박한다.
돌아온 주전세터 이고은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시즌 초 부상으로 인해 11월 중순까지 결장했던 이고은이다. 이후 돌아와 코트에 올랐지만 정상적인 기량은 보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차상현 감독은 꾸준히 이고은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고은이 우리 팀에 꼭 필요하다”라는 이유에서였다.
그 판단은 정확했다. 지난 2일 흥국생명과 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고은은 외인 알리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승리 중심에 섰다. 이후 9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이고은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차상현 감독은 “공 컨트롤이 좋은 이고은이다. 특히 알리와 호흡이 좋다. 선수들 공격성공률을 높이는 데 힘이 됐다”라고 칭찬했다. 이고은의 부활은 안혜진과 함께 투-세터 체제를 구성해 팀 패턴을 다양화하는 데 힘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 이소영과 외인 알리, 여기에 시즌 초부터 포지션 구애 없이 맹활약한 표승주까지 더해 GS칼텍스는 다시 한 번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차상현 감독은 “지금처럼 우리가 버티는 힘이 생긴 건 ‘팀워크’ 때문이다. 역할 구분 없이 모두가 하고자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한국도로공사(12일), IBK기업은행(16일)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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