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흥국생명이 선두 싸움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올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을 갖는다. 승점 37점(12승 6패)로 선두에 오른 흥국생명에게는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승점 35점, 12승 5패)과 GS칼텍스(승점 34점, 12승 5패)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상대전적도, 최근 분위기도 흥국생명이 우세하다. 흥국생명은 앞서 치른 세 번의 맞대결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직전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완파, 1위 자리를 탈환하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반면 도로공사는 최하위 현대건설에 1-3 역전패를 당하며 선두권 추격에 적신호가 켜졌다.
흥국생명은 파튜가 도로공사에 합류한 후 치른 두 번의 맞대결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패인은 범실에 있었고, 승인은 리시브에 있었다. 세트별 승패에도 범실과 리시브효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14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범실(29개)이 쏟아진 2라운드에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패배했다. 3세트를 범실로 내준 흥국생명은 4세트에 12-25라는 초라한 스코어로 무릎을 꿇었다. 3라운드에서는 리시브효율 62.22%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톰시아, 이재영, 김미연이 모두 20득점을 넘기며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보였다.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와 경기를 할 때 가장 경계하는 건 도로공사의 다양한 공격 패턴이다. 2라운드에서도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배유나의 속공과 이동공격에 고전했다.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전에서 보인 블로킹 성공률은 7.94%로, 나머지 네 팀과 달리 유일하게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상대팀에 따른 흥국생명의 블로킹 성공률*
현대건설 13.79%
KGC인삼공사 13.26%
GS칼텍스 12.65%
IBK기업은행 12.21%
한국도로공사 7.94%
도로공사의 배분을 막기 위해 흥국생명이 내세운 카드는 ‘서브’다. 날카로운 서브로 도로공사의 리시브를 흔들어 양 날개의 오픈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흥국생명은 3라운드에서 정대영을 8득점(공격 6득점), 공격성공률 26.09%로 묶으며 중앙 공격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승패를 가른 또 하나의 원인은 세터에 있었다.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세터 조송화가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어 백업 세터 김다솔이 나섰다. 김다솔은 홀로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에 불안한 리시브가 더해지면서 세트가 크게 흔들렸고, 이는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다.
프로 데뷔 후 처음 주전 세터로 경기를 치르며 실전 경험을 쌓은 김다솔은 코트로 복귀한 조송화와 함께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갔다. 3라운드에서도 조송화가 흔들릴 때 김다솔이 코트로 들어가 에이스 이재영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김다솔 덕분에 한 숨 돌린 조송화는 삼각편대를 고루 활용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1, 2라운드에서 3승 2패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3라운드를 4승 1패로 마무리하며 선두 경쟁에서 조금씩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다솔과 함께 수비에서 힘을 보태주는 신연경이 있어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이 순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도로공사전에서도 승점 3점을 온전히 챙겨야 한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