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7 전국대학배구 제천대회(1차대회)가 인하대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8일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수들은 조금씩 성장해갔다. 그중에서도 숨은 조력자로 빛났던 몇 몇 선수들을 통해 대회를 되돌아본다.
인하대 이호건(세터 3학년 187cm)
대학리그 최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인하대. 결승전에서 홍익대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두며 1차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인하대는 윙스파이커 차지환, 아포짓 스파이커 한국민 등 걸출한 공격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안정적으로 조율하는 이가 바로 세터 이호건이다. 인하대 입학과 동시에 주전을 꿰찬 그는 매년 묵묵히 팀 우승을 이끌어왔다.
이호건은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구사한다. 날개 공격수뿐만 아니라 중앙까지 적극 활용하며 조직력을 강화했다. 그는 까다로운 서브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세트당 평균 0.50개 서브로 해당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우승컵을 거머쥔 후 이호건은 “동료들이 정말 잘해줬다. 공격수들을 믿고 플레이 했다. (최천식) 감독께서도 우리가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셨다”라며 공을 돌렸다. 훗날 국가대표 세터를 꿈꾼다는 그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홍익대 전진선(미들블로커 2학년 199cm)
홍익대 전진선은 현 대학선수 중 최고 미들블로커로 손꼽힌다. 공격 및 블로킹에 서브까지 실력을 골고루 갖췄다.
특히 블로킹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리그에서 세트당 평균 1.038개 블로킹으로 전체 1위에 오른 그는 대회 예선에서도 평균 1.091개로 정상을 정복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홍익대는 주포 한성정이 예선 도중 경미한 왼손 새끼손가락 부상을 떠안았다. 이에 루키 정성규가 부쩍 힘을 냈고, 제경배가 지원했으나 부족했다. 그때마다 전진선이 중앙에서 득점을 터트려주며 팀에 활기를 더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는 전진선이다.
중부대 함형진(윙스파이커 4학년 189cm)
중부대에는 윙스파이커 신장호, 함형진과 아포짓 스파이커 김동영으로 이어지는 트로이카가 있다. 지난해 신장호가 가장 눈에 띄었다면 올해는 함형진이 부상했다.
빠른 공격에 강점을 가진 그는 4학년으로서 팀 내 중심을 잡아준다. 리베로 이지훈과 함께 탄탄한 리시브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 예선에서 세트당 평균 4.077개 리시브로 해당 부문 2위를 기록했다.
비록 중부대는 4강에서 주춤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살림꾼 역할을 해낸 함형진이 있어 힘차게 나아갔다.
경기대 최현규(윙스파이커 3학년 192cm)
경기대는 윙스파이커 황경민을 주축으로 박상훈, 최명근이 팀을 지탱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아포짓 스파이커 최명근이 부상에 발이 묶였다. 이번 대회에는 대상포진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 했다.
어려운 상황 속 팀을 도운 것은 최현규였다. 지난해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던 그는 올해 서서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26일 열린 경희대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적재적소에 블로킹(4개)과 서브(3개)를 터트렸다. 황경민(19점)에 이어 총 12득점을 보탰다. 덕분에 경기대는 조 1위로 6강행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예선을 통틀어 최현규는 세트당 평균 1.00개 블로킹으로 알렉스(경희대)와 함께 공동 2위를 거머쥐었다. 매 경기 알토란 같은 점수를 뽑아내는 그를 주목해도 좋다.
경희대 알렉스(미들블로커/아포짓 스파이커 3학년 198cm)
알렉스는 홍익대 전진선과 호각지세를 이루는 미들블로커였다. 올해는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병행하며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앞서 언급했듯 대회 예선에서 그는 블로킹 부문 전체 2위에 올랐다. 리그에서도 세트당 평균 1.031개로 해당 부문 2위에 이름을 새겼다. 상대가 코트를 노릴 틈도 없이 블로킹 벽을 쌓아 올린 것이다.
경희대는 2학년 윙스파이커 김정호가 공수에서 앞장섰다. 이창진, 강병모 등이 그를 도왔지만 6강까지 한 걸음이 모자랐다. 그 속에서도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난 알렉스 활약은 단비 같았다. 리그에서는 홍익대(8승 0패 승점 24)에 이어 2위(6승 2패 승점 19)를 달리고 있는 경희대가 돌풍을 이어가려 한다.
한편 각 팀들은 약 열흘 후에 열리는 해남대회(2차대회, 7/11~18)를 위해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다. 다음 대회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존재감을 뽐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수상 내역
우승 인하대
준우승 홍익대
3위 경기대 중부대
최우수선수상 차지환(인하대)
세터상 이호건(인하대)
리베로상 이상혁(인하대)
블로킹상 강승윤(인하대)
서브상 채영근(홍익대)
공격상 한성정(홍익대)
수비상 박상훈(경기대)
감투상 구영신(중부대)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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