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의정부/서영욱 기자] 한 경기로 끝나는 벼랑 끝 승부, 펠리페는 ‘바이킹의 마음’으로 팀을 이끌었다.
OK금융그룹 펠리페는 4일 KB손해보험 상대로 V-리그 4년차 만에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한 판으로 끝나는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펠리페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2세트까지는 5점, 공격 성공률 30.77%에 그쳤지만 3세트부터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3세트에만 10점, 공격 성공률 76.92%를 기록하며 반등했고 4세트에도 7점, 공격 성공률 60%를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최종 기록은 22점에 공격 성공률 55.56%, 팀 주포로서 충분한 수치였다. 펠리페가 활약한 OK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을 3-1로 꺾고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V-리그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승리까지 챙겼지만 펠리페는 기쁨보다는 아쉬운 점을 먼저 언급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펠리페는 “일단 정말 기분 좋다”라고 말한 이후 “시즌 내내 업다운이 심했다. 성장해야 할 부분도 많이 찾았다. 그래도 우리가 이런 기회를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갈 수 있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을 확정할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덧붙였다. 펠리페는 “한국전력이 이기면 우리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기회가 많았는데 살리지 못했다. 스스로 올라갈 기회를 잡길 바랐기에 그 점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경기 중 선수들을 격려할 때 했던 이야기를 언급하던 중 인상적인 부분도 있었다. 바이킹에 관한 내용이었다. 펠리페는 “4세트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을 불러놓고 바이킹에 관해 이야기했다”라고 밝힌 후 이에 관한 내용을 덧붙였다.
펠리페는 “바이킹은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다. 전쟁에 나가서 이기지 않으면 죽고 돌아오지 못한다. 우리도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오늘 모든 걸 쏟아붓자고 했다”라며 바이킹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강렬한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다음에 만날 플레이오프 상대이자 친정팀 우리카드 상대로도 “바이킹처럼 플레이하겠다. 우리는 더 잃을 게 없다.”라며 펠리페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쉬운 점을 먼저 언급하기도 했지만 분명 개인에게 의미가 큰 경기이기도 했다. 이날은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펠리페 가족도 오랜만에 경기장에서 펠리페 활약을 지켜볼 수 있었다. 펠리페는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것 자체가 큰 의미다. 가족들이 와서 응원해준 것도 힘이 됐다”라며 “아들 베르나르도는 이제 아빠가 뭘 하는지 인지할 정도가 됐다. 그런 점이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즐길 시간은 없다. 다음 경기가 또 중요하다. 다음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짧은 순간만 기쁨을 누리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OK금융그룹과 펠리페는 빡빡한 일정을 연이어 소화해야 한다. 5일 하루 휴식 후 6일과 7일 연이어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많은 공을 때려야 하는 펠리페는 이런 일정이 부담될 수도 있다. 하지만 펠리페는 체력이 문제없을지 묻자 “스태미나 좋아”라며 한국말로 당당하게 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플레이오프에 나설 펠리페 활약을 더 기대하게끔 만드는 답변이었다.
사진=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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