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을 전전하던 삼성화재가 컵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그 비결로 박성진은 반격 성공률의 상승을, 신장호는 밝아진 팀 분위기를 꼽았다.
삼성화재가 1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 1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22, 25-22)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였던 대한항공은 최근 세 시즌 간 V-리그를 지배하다시피 한 팀이었던 데다, 기상천외한 전략들을 앞세워 조별리그 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왔기에 삼성화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박성진과 신장호가 있었다. 각각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한 두 선수는 양 날개에서 삼성화재의 공격을 주도했다. 박성진은 김정호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인 23점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범실은 단 1개만을 기록할 정도로 순도도 높았다. 신장호 역시 팀 내 최고 공격 효율인 48.57%를 기록하면서 22점을 올렸다. 리시브 효율도 60%를 기록했을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친 신장호였다.
경기 후 두 선수는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박성진은 “어제(11일)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치러서 많이 힘들었지만, 끝까지 버텨내고 결승에 올라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신장호는 “잠도 잘 못자서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경기가 늦게 끝나면 자고 싶어도 몸이 계속 깨어 있는 느낌이라서 잠이 잘 안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막상 경기장에 오니 컨디션이 괜찮았고,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각각 들려줬다.
박성진은 이날 단 1개의 범실만을 기록하며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직전 경기였던 파나소닉전에서 기록한 5개보다 훨씬 적은 개수였다. 이에 대해 박성진은 “파나소닉전 때 범실이 좀 많았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범실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대신 서브를 할 때만큼은 범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때리자고 마음먹었는데, 그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이날 박성진은 2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라며 계획대로 경기가 풀렸음을 밝혔다.
이번 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화재가 결승까지 오를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삼성화재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이제 우승 트로피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선수에게 삼성화재의 달라진 부분이 무엇인지 묻자 두 선수는 각각 한 가지씩 변화한 부분을 꼽았다.
먼저 박성진은 “우선 지난 시즌보다 서브가 강해졌다”며 서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뒤, “또 우리의 유효 블록이나 어택 커버가 이뤄진 이후의 반격 성공률이 올라간 것도 좋아진 점”이라고 답하며 반격 성공률을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이어서 신장호는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에는 성적이 안 나오다보니 팀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는데, 지금은 팀 분위기가 정말 밝다”며 밝은 분위기가 호성적에 일조하고 있음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신장호는 “결승에는 파나소닉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조별리그의 패배를 갚아주고 싶다”라고 말했었지만 아쉽게도 그의 바람과는 달리 이어진 2경기에서는 OK금융그룹이 파나소닉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상대팀이 OK금융그룹이라고 해서 박성진과 신장호의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잦아들지는 않는다. 두 선수는 13일에 펼쳐지는 결승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자 한다. 과연 박성진과 신장호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호할 수 있을까. 결승전에서 보여줄 그들의 활약과, 경기가 끝난 뒤 그들의 표정이 궁금해진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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