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교체카드로 재미를 봤다.
한국도로공사가 2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0)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을 4차전을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3차전을 가져온 한국도로공사가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1세트를 흥국생명에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2세트 역시 18-20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던 한국도로공사다. 이때 김종민 감독이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0에서 캣벨 대신 신인 이예은을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했다. 이예은은 김종민 감독의 믿음에 곧바로 보답했다. 투입되자마자 처음으로 시도한 서브가 엔드라인에 걸치며 서브 득점으로 연결된 것. 이예은의 서브는 끝나지 않았다. 이예은은 날카로운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박정아의 3연속 득점에 기여했다.
20-20에서 투입된 이예은이 서브를 마치고 교체돼서 나올 때 한국도로공사는 24-21로 매치포인트 상황이었다.
이예은은 3세트에도 김종민 감독의 불음을 받았다. 이번에도 20-21로 뒤지고 있던 중요한 순간에 투입된 이예은이다. 신인이 투입되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예은은 전혀 떨지 않고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며 서브 1점 포함 팀이 3연속 득점을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종민 감독의 교체카드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17-19로 뒤지고 있던 상황. 김종민 감독은 블로킹 높이 보강을 위해 이윤정 대신 전새얀을 투입했다. 세터와 세터 간의 교체가 아닌 세터와 공격수의 교체이기에 어느 정도 리스크는 감안해야 했지만 김종민 감독은 과감하게 진행했다.
이번 교체술도 적중이었다. 18-19에서 전새얀이 김미연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기세를 이어 역전에 성공했고 4세트를 챙기며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종민 감독은 교체카드뿐만 아니라 수비 위치도 변경시키면서 재미를 봤다. 김종민 감독은 1, 2세트 김연경이 맹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수비 위치를 조정했다.
김연경이 블로킹 위에서 길게 공격하자 직선 방향을 비우더라도 중앙에서 수비하는 선수가 뒤로 빠지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이 역시 정확하게 들어 맞았다.
1세트 8점, 공격 성공률 72.73%, 2세트 3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던 김연경을 3세트에 5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 31.25%까지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4세트에는 6점, 공격 성공률 55.56%로 살아난 김연경이지만 반대편에 있는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를 6점, 공격 성공률 23.81%로 막아내며 승리를 따냈다.
1, 2차전을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던 한국도로공사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과 김종민 감독의 유연한 전술 변화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제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치른다. 과연 이번에도 기적을 쓰면서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_김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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