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로 떠나는 박성진 “친구 신호진과 경쟁? 내가 못 이기라는 법도 없다”

대전/이보미 / 기사승인 : 2023-12-23 09: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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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프로 2년차 박성진이 첫 소속팀이었던 삼성화재를 떠나 OK금융그룹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은 22일 아웃사이드 히터 박성진과 미들블로커 전진선을 교환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성진은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모두 소화가 가능한 공격수다. 올해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낸 바 있다. 프로 2년차 박성진의 첫 이적이다. OK금융그룹은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를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고, 송희채, 차지환 혹은 박승수를 기용 중이다. 차지환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는 신호진을 아포짓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여기에 박성진까지 더했다. 이미 중앙에서는 베테랑 진상헌과 아시아쿼터로 뽑은 바야르사이한이 버티고 있다.

삼성화재는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와 함께 최근 신장호가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우진, 손현종까지 뒤에 있다. 하지만 미들블로커에서는 김준우 외 한 자리에 대한 고민이 컸다.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에디가 날개 자원이 아닌 미들블로커로 코트 위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전진선이라는 경험이 있는 선수를 영입해 중앙을 보강했다. 1996년생의 196cm 전진선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OK금융그룹 지명을 받았고, 역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긴다.

양 구단 관계자는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 영입을 통해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팀을 떠나는 선수들에게 그간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새로운 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미들블로커 김준우가 중심을 잡고 있지만 나머지 한 자리가 어려웠다. 에디가 잘 버텨주고 있지만 보강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전진선이 최근 OK금융그룹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1라운드 1순위 선수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고, 군 문제도 해결한 젊은 선수다. 우리로선 보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박성진에 대해서는 “성진이가 작년에 우리 팀에 와서 성장을 했고, 올해 여름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올 시즌 초반까지도 잘해줬다. 트레이드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전진선도 곧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대한항공과 경기 끝나면 7, 8일 정도 시간이 있다. 훈련을 통해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00년생 박성진도 새로운 기회를 얻은 셈이다. 낙관론을 펼쳤다.




박성진은 마지막으로 삼성화재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22일 삼성화재-대한항공의 홈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그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발표가 난 뒤 구단 SNS 댓글을 통해 아쉬워하는 팬들도 봤다. 그래도 이 팀에서 어느 정도 보여줬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았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OK금융그룹에는 친구들도 있다. 드래프트 동기인 신호진과 이진성, 올해 신인으로 팀에 입단한 박태성도 있다. 박성진은 “친구들도 있고 해서 팀에 가면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왔었다. 와서 잘해보자고 하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아포짓 신호진과 아웃사이드 히터 이진성은 박성진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선수들이다. 올해 KOVO컵 대회 결승전에서도 나란히 코트 위에 오른 3명의 선수들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박성진은 “삼성화재에서도 힘든 경쟁을 했다. 물론 호진이가 자리를 잡고 있긴 하지만 내가 못 이기라는 법도 없다. 각자 장점이 있다. 나도 잘하면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OK금융그룹에서 새 출발을 하는 박성진이다. 그는 “(김)정호 형이나 (이)상욱이 형도 그렇고 가서 잘하라고 말해줬다. 상대팀으로 만나면 나한테 다 때린다고 하더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다 알고 있으니 나만 공략한다고 농담으로 말했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 분석관 형들과 팀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학에서 뛰던 나를 이렇게 뽑아줘서 코트에서 더 많이 뛰고, 성장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박성진은 평소에도 김정호가 롤모델이라고 말하며 많이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박성진의 트레이드 소식에 김정호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래도 OK금융그룹이 원해서 성진이를 데려가는 것이다. 성진이도 가서 좋은 기회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잘 이겨내서 성진이가 날개를 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치지 않고 더 많이 성장했으면 한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OK금융그룹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박성진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사진_대전/이보미 기자, OK금융그룹,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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