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오은렬과 함께 큰 그림 그리는 산틸리 감독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2-06 23: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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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 오은렬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V-리그 남자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승점 55점(19승 8패)를 기록하며 2위 OK금융그룹(승점 47점, 17승 10패)과 3위 KB손해보험(승점 47점, 16승 11패)를 승점 8점 차로 따돌렸다. 5연승 행진이다.

그 누구에게도 실력만큼은 뒤지지 않는 국내 선수 라인업에 V-리그에 오자마자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는 요스바니까지 있다. 페달을 밟고 빠르게 가도 되지만 산틸리 감독은 신중하다. 시즌을 길게 바라본다. 쉽게 우승할 수 없다는 걸 안다.

산틸리 감독은 "우승은 아직 생각하지도 않는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나만의 신념이다. 매 경기 집중을 해 승리를 거두고픈 생각밖에 없다. 한국에선 쉬운 경기가 없다. 한 팀을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강하다 "라고 말했다.

시즌을 길게 바라보듯이, 젊은 선수들의 성장 역시 큰 그림으로 바라본다. 젊은 선수들이 부진을 보인다고 해서 그들에게 실망하고 그런 것은 없다. 오히려 큰 그림을 그리며 그들과 함께 할 미래를 생각한다. 산틸리 감독이 큰 그림을 바라보며 관심 있게 지켜보는 대표적인 선수는 임동혁과 오은렬이다.

임동혁은 요스바니 합류 후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득점 8위, 공격 성공률 7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던 임동혁이지만 최근 네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지난 3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1점에 그쳤다. 아무래도 요스바니 영향이 큰 듯 보인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임동혁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투입되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보인다. 그러나 산틸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젊은 선수를 볼 때 작은 그림이 아닌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성장 과정을 신뢰하고 있다. 임동혁은 지난 3개월 동안 성장폭이 컸다. 젊은 선수들이 도약을 하는 데 한 번 고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임동혁은 배구를 잘 하고 열정이 있는 선수다. 대화를 하다 보면 느낀다. 지금은 본 궤도 속에 올라가고 있는 선수다." 산틸리 감독의 말이다.

 


2년차 리베로 오은렬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리시브 효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함께 리시브 라인을 꾸리는 곽승석, 정지석의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두 형들에 비해 아직은 리시브 안정감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흔들릴 때는 크게 흔들린다. 

산틸리 감독은 "리베로는 리시브와 디그, 커버 능력이 좋아야 한다. 오은렬은 리시브에서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리시브에 포커스를 맞춰 훈련을 하고 있다. '그냥 좋은 선수'를 뛰어넘어 '아주 좋은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 더 좋아져야 한다. 물론 자동적으로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가며 "현재 오은렬도 임동혁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선수로 가는 과정에 가고 있다. 지금 임동혁처럼 큰 그림을 그려가며 성장 속도에 접근하는 중이다. 완벽한 그림을 맞춰놓은 후 또 다른 그림도 그리려 한다"라고 웃었다.

물론 임동혁과 오은렬 외에도 대한항공에는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데뷔한 임재영은 원포인트 서버로, 이지율은 제2리베로로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산틸리 감독은 코트 위에서 승리를 챙기기 위해 불같은 성격을 내뿜는 감독일지는 몰라도, 코트 밖에서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친근한 아저씨다. 임동혁, 오은렬은 산틸리 감독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으며 성장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중이다.

팀의 미래인 임동혁, 오은렬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리고픈 산틸리 감독. 그 끝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까.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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