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부키리치 정관장 반격 발판 [CH3]

류한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4 22: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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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정관장 감독과 선수들이 '약속'을 지키게 됐다. 고 감독은 지난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을 마친 뒤 "홈에서 3패로 챔피언결정전을 마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1, 2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시리즈 전적 2패로 몰린 가운데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3차전을 치렀다. 그러나 패색이 짙어 보였다.

1세트를 내준 뒤 맞이한 2세트. 듀스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23-24로 끌려가던 세트를 24-24를 만들며 듀스로 끌고갔으나 34-34 상황에서 김연경에 2연속 공격 점수를 허용하면서 34-36으로 세트가 종료됐다.

분위기와 흐름상 흥국생명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흥국생명은 우승까지 단 한 세트 획득만을 앞뒀다. 그런데 정관장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5-22로 3세트를 가져오며 한숨을 돌렸고 4세트도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갔다.

그리고 5세트까지 따내며 3-2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를 4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2차전 2-0 세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면서 패했던 걸 3차전에 되갚았다. 리버스 역전패를 리버스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9점, 투트쿠(튀르키예)가 21점, 정윤주가 16점, 피치(뉴질랜드)가 8블로킹 14점으로 제몫을 했다.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흥국생명이 정관장에 패하긴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3차전 승자는 정관장이 됐다. '주포' 메가(인도네시아)가 두팀 합쳐 가장 많은 40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리고 부상 이슈로 인해 몸상태가 100%가 아닌 부키리치(세르비아)가 31점을 올렸다. 정관장은 쌍포가 제몫을 하며 화력대결에서 흥국생명에 밀리지 않았다.

고 감독과 정관장 입장에서 무엇보다 부키치리의 회복이 반가운 소식이다. 부키치리는 이날 1세트 5점을 올렸으나 공격종합성공률은 33.33%로 다소 낮았다. 그러나 2세트 6점에 공격종합성공률 50%로 끌어올렸다. 3세트 7점을 올리며 다시 힘을 냈으나 공격종합성공률은 33.33%로 다시 떨어졌다.

부키리치는 4, 5세트에선 공격종합성공률을 다시 끌어올렸다. 4세트 50%(6점), 5세트 40%(5점)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5세트 후반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중요한 점수를 냈다.

11-8로 정관장이 앞선 가운데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13-10 상횡에서 맞이한 서브 순서에서는 14-10 매치 포인트를 이끈 점수를 서브 에이스로 냈다.

 

 

또한 부키리치는 이날 후위 공격 5점,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2개를 기록, 상대 공격을 한 번더 가로막았다면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알토란 같은 활약도 보였다.

정관장은 3차전을 극적으로 잡아내며 반격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아직 2승 1패로 시리즈 전적에서 앞서고 있고 여전히 1승만 더하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다. 정관정과 견줘 아직 유리한 고지에 있다. 그러나 흥국생명 입장에선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2년 전인 2022-23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당시 한국도로공사와 치른 봄배구 '마지막 승부'에서 1, 2차전을 연달아 승리,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놨다. 하지만 김천 원정에서 치른 3차전을 1-3으로 내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는 3~5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V-리그 남녀부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처음으로 리버스 스윕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첫 리버스 스윕패를 당한 팀이 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흥국생명은 당시 한국도로공사와 3차전에서도 1세트를 먼저 가져갔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3차전 결과를 잊고 부담을 떨처버리는 게 관건이 됐다.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4차전은 오는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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