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강예진 기자] "앞으로도 자신감 있게 하고 싶어요."
KB손해보험은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삼성화재와 5라운드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16, 25-23, 25-21)으로 완파, 2연패를 끊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승리가 절실했다. 외인 케이타가 결장했던 지난 두 경기, 2연패를 떠안으며 잠시 주춤했다. 이상렬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윙스파이커 홍상혁을 선발로 기용, 정동근을 아포짓으로 세워 변화를 줬다.
홍상혁은 2019-2020시즌 1라운드 2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한양대 재학 시절 주포로 활약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데뷔 첫 시즌 23경기 59세트에 출전, 30점에 그쳤다.
이번 시즌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기량과 별개로 내성적인 성격 탓에 코트에만 서면 주눅 들었다. 원포인트 서버로 기용되며 재적응에 나섰다. 이상렬 감독은 “충분한 기량이 있는 선수지만 알을 깨고 나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이상렬 감독의 바람대로 ‘알’을 깨고 나왔다. 9점에 공격 성공률은 39.13%였지만 코트 안에서 홍상혁은 말 그대로 ‘자신감 장착’이었다. 큰 소리로 ‘마이’를 외치는가 하면 어려운 볼 처리도 척척 해냈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처음 인터뷰실을 찾은 홍상혁은 “어디 앉아요?”라며 웃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부터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홍상혁은 “처음으로 풀세트를 뛰었다. 감독, 코치님부터 형들까지 좋은 말 많이 해주고, 조언도 해줬다. 믿고 하니까 잘 풀렸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대학 땐 주포로, 프로에선 후보로. 무엇이 그를 주춤거리게 했을까. 홍상혁은 “지난 시즌에는 실수를 많이 하다 보니 조금씩 자신감을 잃었다. 긴장을 많이 한 것도 컸다. 오늘은 형들이 옆에서 다독여줘서 더 신나게 할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3인 블로커가 따라 붙었지만 스윙을 크게 가져가며 득점으로 연결했다. 팀 내 가장 많은 서브(16개)를 시도했다. 홍상혁의 서브차례가 되면 연속 득점이 나왔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대학 시절 그의 모습을 되찾은 듯 보였다.
홍상혁은 “가장 자신있는 건 서브다. 앞으로 경기에 들어가게 되면 좀 더 자신있게 하고 싶다. 물론 리시브도 보완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상렬 감독은 자신감 살려주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 감독은 “오늘은 상혁이를 MVP로 만들어주자고 다같이 입 모았다. 그리고 잘생겼지 않느냐. 팬들을 많이 모아야 한다”라며 웃었다.
이에 홍상혁은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많이 알려주셔서 성장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형들도 옆에서 조언해준다. 덕분에 잘 풀렸다. 더 노력해서 팬들도 많이 모으겠다”라며 화답했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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