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기 감독대행의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두 가지 데이터를 넣어뒀다” [벤치명암]

의정부/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1-04 21: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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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상승세가 멈출 줄을 모른다. 어느덧 4연승까지 내달렸다.

현대캐피탈이 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1, 26-24, 27-25)으로 제압했다. 어느덧 4연승이다. 최태웅 감독이 경질되고 진순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선 뒤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허수봉과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가 나란히 21점씩을 올렸고, 전광인도 11점을 보탰다. 이시우는 서브득점 1개를 기록하며 역대통산 서브득점 100개(47호)를 달성하기도 했다.

승장 진순기 감독대행은 “KB손해보험이 준비를 많이 해온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우리는 준비한 부분들을 원활하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포지션폴트나 네트터치처럼 나오지 말아야 할 범실들이 좀 있었다. 그로 인해 조금 밀리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승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 우리는 완성도가 높은 팀은 아니다. 지금 분위기는 좋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이번 경기 같은 경우 상대가 어떤 작전으로 나올지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거기에 말려든 부분들이 좀 많았던 게 아쉽다”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시작한 진 감독대행은 “아흐메드 앞에 상대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를 계속 붙였다. 그런데도 김명관이 아흐메드 쪽에 공을 계속 주다보니 아흐메드는 공격이 걸려서, 김명관은 자신의 선택이 통하지 않아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아쉬웠던 상황을 복기했다.

그러나 진 감독대행은 “그래서 이 작전에 말려들지 말고 반대쪽으로 패스를 뿌리라는 주문을 김명관에게 넣었고, 최종적으로는 김명관이 좋은 선택을 해나간 것 같다”며 김명관이 마무리를 잘한 부분을 격려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경기장에서는 장점과 자신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하는데, 김명관은 그렇게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경기에서 나온 2단 오픈 공격도 그런 플레이의 일환”이라며 김명관의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칭찬했다.

한편 이날 진 감독대행은 1세트 18-14에서 손준영이 원 포인트 서버로 나올 때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리시버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진 감독대행은 “서버가 주로 때리는 서브 코스를 알려줬다. 주머니에 두 가지 정도의 데이터를 넣고 있었다. 다 외우지 못하니까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보여준 것이다. 근데 손준영이 거기로 안 때리더라(웃음). 그건 손준영이 선택을 잘 한 것”이라며 서브 코스에 대한 정보 전달이었음을 밝혔다.

어느덧 연승의 숫자가 4까지 늘어났지만, 진 감독대행은 여전히 설레발을 경계하고 있다. “선수들의 잔여시즌 목표는 봄배구였지만 나는 그 정도까지를 바라지는 않았다. 지금 선수들은 스스로 더 많은 자극을 받고 있고, 중위권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면 분명 기회는 올 것”이라고 밝힌 진 감독은 “하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이어갔다.

한편 KB손해보험은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2연패에서 탈출한 뒤 잠깐의 연승을 달리기도 했지만, 이후 또다시 지긋지긋한 연패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비예나가 27점을 올리며 분투했고 황승빈은 온전치 않은 몸 상태임에도 복귀를 강행하는 등 선수들이 의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결과는 셧아웃 패배였다. 


후인정 감독은 “핀치에서 조금 더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연패로 인해 선수들이 접전 상황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이번 경기 같은 경우 상대의 높이가 좋았기 때문에 정확한 리시브가 더 중요했는데 그게 되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황경민 대신 선발로 나선 리우 훙민은 공격력에서 크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리바운드 플레이를 만드는 과정이나 하이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평소보다 유독 부족함이 눈에 띄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 감독은 “그래도 수비와 리시브에서는 생각한 만큼 잘해줬다. 공격력에 아쉬움이 있을 거라는 건 알고 기용한 것이고, 경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며 리우 훙민을 두둔했다.

한편 이날 3세트 도중 한국민을 대신해 코트를 밟은 신인 미들블로커 장하랑은 V-리그 데뷔 후 첫 공격 득점을 올리는 등 무난한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후 감독은 “공격이나 블록 시의 높이는 괜찮다. 다만 리딩 같은 경우 대학 무대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리딩이 필요하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차차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장하랑의 경기 내용을 평가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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