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이 승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쓴 소리를 남겼다.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함을 분명히 언급했다.
정관장이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23, 22-25, 25-16, 25-19)로 제압했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1-2세트의 부진을 딛고 3세트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23점을 터뜨렸고,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와 정호영은 도합 35점을 올리며 메가의 뒤를 받쳤다. 블로킹에서도 11-8로 페퍼저축은행에 앞선 정관장은 페퍼저축은행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고희진 감독의 표정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승점 3점을 따서 좋다. 그러나 지금 같은 집중력이 나와서는 안 된다. 1세트를 이기니까 안일하게 ‘우리가 이기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상대가 계속 따라붙으니 불안했을 것이다. 이런 습관은 빨리 고쳐야 한다”며 냉정하게 경기를 총평했다.
경기 초반 메가와 지아의 공격 범실이 다소 잦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고 감독은 “두 선수가 공격을 좀 미리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급하다는 증거다. 자꾸 미리 들어가게 되면 타이밍을 절대 맞출 수가 없다. 염혜선의 패스는 지금 전혀 나쁘지 않다. 운영도 잘 해주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다행히 2세트가 끝난 뒤 타이밍을 빠르게 수정했다”며 범실의 원인으로 급해지는 마음을 꼽았다.
고 감독은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우리가 계속 지적받는 부분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하는데, 실전에서는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개선해 가겠다”는 이야기도 함께 남긴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정관장전 전패 징크스가 이어진 것은 물론이었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21점을 올리며 분투했고 이한비와 박은서도 도합 20점을 보탰지만 3세트의 무력한 패배 이후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며 무너졌다. 여기에 박정아가 2세트 도중 어깨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가는 악재까지 겹친 날이었다.
패장 조 트린지 감독은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이 나온 경기였다”고 짧게 경기를 돌아봤다. 박정아의 상태에 대해서는 “정확한 상태는 아직 알 수 없다. 어깨에 무리가 간 것 같다. 뛰려고 하면 뛸 수도 있었겠지만, 어깨 때문에 플레이에 제약이 있을 것 같아 투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이날 박정아 대신 코트를 밟은 박은서는 2세트 중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웃사이드 히터 역할을 수행했다. 블로킹 1개 포함 9점을 올리며 공격에서는 나름 제몫을 했지만, 리시브에서는 14.29%의 효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트린지 감독 역시 “박은서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만 리시브에서 조금 더 안정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은서가 장단점을 모두 드러냈음을 인정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리시브는 김해빈이, 디그는 오지영이 받는 투 리베로 체제를 가동하기도 했다. 트린지 감독은 “선수 기용에 있어 정답인 구성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직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며 체제 변환의 이유를 소개했다. 이후 그는 “서브와 리시브가 이번 시즌 우리 팀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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