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삼성화재와의 1위 결정전에서 웃었다. 이제 OK금융그룹을 만나러 간다.
파나소닉이 11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B조 예선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2(25-17, 25-19, 28-30, 23-25, 15-13)로 꺾고 B조 1위의 주인공이 됐다. 아포짓 시미즈 쿠니히로가 무릎 통증으로 결장했지만, 타루미 유가와 이마무라 타카히코가 38점을 합작하며 활약한 덕에 시미즈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니시카와 게이타로 역시 날카로운 서브와 속공으로 15점을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박성진이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범실 관리에서 37-20으로 압도당하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3세트 듀스 접전을 끝낸 박성진의 엄청난 활약은 위안거리였다.
이날 경기 결과를 통해 12일부터 펼쳐질 준결승의 대진도 확정됐다. 13시 30분에는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가, 16시에는 파나소닉과 OK금융그룹이 맞붙는다.
1세트 삼성화재 17 : 25 파나소닉 – 팽팽했던 균형이 한 순간에 무너지다
[주요 기록]
서브 득점: 삼성화재 1개-파나소닉 3개
삼성화재 김정호: 1점, 공격 성공률 16.67%
양 팀은 10점대 진입까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삼성화재는 박성진과 신장호를 중심으로 한 날개 공격이 돋보였고, 파나소닉은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응수했다. 먼저 주도권을 잡은 쪽은 파나소닉이었다. 13-12에서 타루미 유가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박성진의 퀵오픈을 신 다카히로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여기에 나카모토 켄유의 다이렉트 공격 득점까지 터진 파나소닉은 16-12 4점 차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파나소닉이 20점에 들어서기 직전 삼성화재가 추격을 시도했다. 14-18에서 김정호의 퀵오픈과 김준우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나오며 점수 차를 2점 차까지 좁혔다. 그러나 파나소닉도 이마무라 타카히코의 오픈 공격과 나카모토의 서브 득점으로 응수하며 점수 차는 다시 4점 차가 됐다. 이후 손현종의 오픈 공격이 이마무라의 블로킹에 걸리고 이호건의 오버네트 범실까지 나오며 흐름은 파나소닉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24-17에서 혼전 끝에 파나소닉의 득점으로 랠리가 마무리되면서 1세트는 파나소닉이 승리했다.
[주요 기록]
범실: 삼성화재 10개-파나소닉 3개
파나소닉 니시카와 게이타로: 6점, 블로킹 1점, 서브 1점
2세트도 1세트와 마찬가지로 팽팽한 초반 승부가 벌어졌다. 삼성화재가 양희준의 다이렉트 공격과 김정호의 서브 득점으로 3-0을 만들자, 파나소닉도 니시카와 게이타로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곧바로 응수했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1세트보다도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6-6에서 신장호의 과감한 2단 공격이 네트에 걸렸고, 박성진과 김정호의 공격까지 모두 범실에 그치면서 순식간에 점수 차가 6-10까지 벌어졌다.
이후 양 팀의 2~3점 간격이 꾸준히 유지됐다. 삼성화재는 잦은 범실로 계속 파나소닉에 점수를 헌납했지만, 김정호와 신장호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결국 범실 개수를 줄이지 못하면 추격은 요원한 상황에서 박성진과 김준우가 연달아 서브 범실로 물러났고, 큰 힘 들이지 않고 리드를 굳혀간 파나소닉은 19-15에서 니시카와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6점 차를 만들었다. 24-19에서 타루미의 대각 공격이 터진 파나소닉은 2세트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3세트 삼성화재 30 : 28 파나소닉 – 절체절명의 순간, 깨어난 박성진의 에이스 본능
[주요 기록]
삼성화재 박성진: 28-28에서 오픈 공격-블로킹 연속 득점
삼성화재는 이호건과 홍민기를 투입하며 3세트부터 변화를 시도했지만,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낸 파나소닉은 이마무라의 화력을 앞세워 3세트 초반에도 삼성화재를 압박했다. 이마무라는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계속 끌려 다니던 삼성화재는 10-13에서 양희준의 속공과 타루미의 공격 범실로 1점 차를 만들었고, 박성진이 이마무라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동점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홍민기의 서브 범실 이후 타루미가 서브 득점을 곧바로 터뜨리며 파나소닉이 다시 15-13으로 앞서갔다.
파나소닉은 화려한 패턴 플레이들을 원하는 대로 구사하며 계속해서 리드를 지켰지만, 삼성화재도 박성진과 홍민기의 활약으로 계속 추격을 이어갔다. 김상우 감독은 하현용까지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고, 하현용은 18-20에서 1점 차를 만드는 블로킹 득점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결국 삼성화재는 신장호를 앞세워 맹추격을 이어가며 3세트를 듀스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듀스 접전에서 최후에 웃은 쪽은 삼성화재였다. 27-28에서 하현용의 속공과 박성진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한 삼성화재는 이마무라의 백어택마저 박성진이 가로막으며 3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4세트 삼성화재 25 : 23 파나소닉 – 3세트는 박성진의 기폭제였다
[주요 기록]
삼성화재 박성진: 8점, 서브 2점, 블로킹 1점
사기가 오를대로 오른 삼성화재는 4세트 초반 파나소닉을 먼저 압박했다. 하현용의 속공과 홍민기의 서브 득점, 박성진의 퀵오픈이 연달아 폭발하며 7-3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악재가 발생했다. 홍민기가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끼며 코트를 빠져나간 것. 홍민기의 자리에는 손현종이 대신 투입됐다. 다행히 삼성화재는 홍민기가 나간 뒤에도 탄탄한 수비와 신장호-박성진의 활약을 앞세워 파나소닉을 밀어붙였고, 김준우가 이마무라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11-6으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파나소닉 역시 쉽사리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나카모토와 고다마 야스나리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11-12 1점 차까지 삼성화재를 압박했다. 그러나 3세트의 주인공 박성진이 또 한 번 날아올랐다. 연달아 까다로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삼성화재의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을 이끌었다. 박성진은 17-14에서 2연속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준우의 속공으로 20점 고지를 밟은 삼성화재는 이케시로 코타로와 나카모토를 앞세운 파나소닉의 추격을 뿌리치고 24점에 먼저 도착했고, 김준우의 속공으로 25점째를 올리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주요 기록]
9-9: 신장호 대각 공격 성공(10-9) -> 이마무라 타카히코 퀵오픈 아웃(11-9)
12-11: 하현용 네트터치(12-12) -> 박성진 퀵오픈-후카츠 히데오미 블로킹(12-13)
13-14: 나카모토 켄유 퀵오픈(13-15) -> 시차가 있는 더블 컨택 비디오 판독 -> 원심 유지, 경기 종료
5세트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메가 랠리가 벌어졌다. 양 팀의 화려한 디그와 촘촘한 어택 커버가 오간 가운데 마무리는 김준우의 블로킹이었다. 기분 좋게 5세트를 출발한 삼성화재는 2-1에서 김정호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초반 기세를 휘어잡았다. 그러나 파나소닉도 이마무라를 앞세워 곧바로 따라붙었고, 5-5에서 박성진의 대각 공격이 벗어나며 파나소닉이 6-5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의 1점 랠리가 계속됐다.
삼성화재는 경기 내내 부진했던 김정호가 살아난 것이 큰 무기로 작용했다. 김정호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9-9에서 양 팀의 희비가 한 번 엇갈렸다. 신장호가 대각 공격을 성공시킨 반면, 이마무라의 퀵오픈은 범실이 됐다. 신장호는 11-10에서도 상대 블로커를 힘으로 뚫어내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러나 12-11에서 하현용이 속공 과정에서 네트를 건드리며 점수는 다시 동점이 됐고 후카츠 히데오미가 박성진의 퀵오픈을 가로막으며 파나소닉이 역전에 성공했다. 다행히 박성진의 연이은 공격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삼성화재의 득점이 됐고, 양 팀은 최후의 결전에 돌입했다. 노재욱의 네트터치로 파나소닉이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나카모토가 블로커를 상대로 쳐내는 공격을 성공시키며 경기가 끝나나 싶었지만 김상우 감독의 시차가 있는 더블 컨택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러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고 파나소닉이 승리를 거뒀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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