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의정부/이정원 기자] 케이타는 케이타였다.
KB손해보험은 27일 의정부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17-25, 25-20, 25-20)로 승리하며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2연승에 성공한 KB손해보험은 승점 45점(15승 10패)를 기록하며 OK금융그룹(승점 42점 16승 8패)을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승리에는 케이타가 있었다. 케이타는 이날 29점, 공격 성공률 52.27%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주역이 됐다. 다만 범실 11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현재 케이타의 몸 상태는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정상이 아니다. 케이타는 직전 경기 23일 현대캐피탈전 3세트 때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케이타는 3, 4세트를 건너 뛰고 5세트만 소화했다. 그날 경기 종료 후 3일 휴식 기간이 있었지만 허벅지 통증은 쉽게 가라앉는 게 아니다.
경기 전 이상렬 감독도 "아직 조금 허벅지 통증을 느낀다. 그래도 그렇게 심한 것 같지는 않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그러면서 "슬럼프가 온 것 같다. 감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많이 회복됐어도 미세하게라도 통증을 느끼면 공격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케이타에게 허벅지 통증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흥 있고 파워풀한 공격, 상대 흐름을 뺐는 서브에이스를 연이어 기록했다. 화려한 세리머니는 여전했다.
사실 1세트 초반은 무언가 세터 황택의와 호흡이 맞지 않아 보였다. 블로킹 벽에도 자주 걸리는 모습이 보였다. 1세트에만 케이타는 5개의 범실이었다. 하지만 케이타는 다시 살아났다. 그것도 단 몇 분만에. 10-13에서 어려운 하이볼 공격을 처리한 데 이어 연속 서브에이스를 올리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팀도 역전에 성공했다. 비단 케이타만 득점을 올리지 않았다. 동료들의 지원 화력도 괜찮으니 케이타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케이타는 세트 초반과 후반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 케이타는 1세트 9점, 공격 성공률 40%를 올렸다. 서브에이스 3개는 '덤'이었다.
분명 100%의 몸 상태는 아니었다. 2세트에도 점프 리듬이나 공격 타이밍이 '좋을 때의' 케이타가 아니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득점 올리는 모습을 보면 '왜 이 선수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블로커 벽에 공격이 막히고, 세트도 풀리지 않자 이상렬 감독은 케이타를 빼고 정수용을 넣었다. 3세트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2세트 6점, 공격 성공률 54%를 기록한 케이타다.
3세트 시작과 함께 황택의와 찰떡 궁합 호흡을 보이며 경기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힘을 보탰다. 이전 세트만큼의 많은 득점은 아니어도 필요할 때 한방을 책임졌다. 해설진도 "케이타가 살아났다"라고 말했다. 18-17, 긴 랠리가 이어지던 상황에서는 최민호의 공격도 막아냈다. 1, 2세트 보이지 않던 블로커를 이용한 공격까지 성공시키니 상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3세트 케이타의 공격 성공률은 50%였다.
케이타는 4세트에도 맹활약을 펼쳐갔다. 4세트 시작과 함께 다우디의 공격을 막아내더니 연이은 공격 득점을 올리며 팀 리드에 이번에도 기여했다. 득점이 쌓여가고, 팀도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풀어가니 케이타의 세리머니를 계속 볼 수 있었다.
결국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화력쇼 덕분에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케이타는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 1위, 공격 성공률 3위, 서브 3위에 오르며 팀의 올 시즌 반전에 힘을 실어주는 사나이였다. 그가 터지지 않으면 팀도 터지지 않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누군가는 이런 걱정을 했을 수 있다. '케이타가 허벅지 통증 때문에 제대로 못 뛰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물론 이전 경기들에 비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날도 케이타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케이타에게 허벅지 통증이란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범실 관리는 여전히 숙제다.
사진_의정부/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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