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말 그대로 한국도로공사를 ‘압살’했다. 홈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김천행 버스에 오르게 됐다.
흥국생명이 3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18, 25-15, 25-21)으로 꺾고 2승 고지에 선착했다. 모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쌍포는 39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함께 이끌었고, 이원정은 깔끔한 경기 운영은 물론 위협적인 사이드 블로킹까지 뽐내며 맹활약했다. 김미연은 폭발적인 서브로 1세트 승리를 견인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흥국생명은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박정아는 1세트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다른 선수들 역시 평소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 역시 평소보다 저조한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단 한 경기라도 더 지는 순간 한국도로공사의 시즌은 끝난다.
[주요 기록]
흥국생명 김미연: 1세트 서브 득점 3개, 0-0에서 서브 득점 2개 포함 7연속 서브
흥국생명: 1세트 교체 없음
한국도로공사는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박정아 대신 전새얀을 선발로 투입했다.
흥국생명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도로공사를 힘으로 짓눌렀다. 김미연이 서브 득점 2개 포함 7연속 서브를 구사하면서 순식간에 경기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여기에 옐레나와 김연경이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리며 힘을 내자, 한국도로공사로서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여기에 이윤정의 캣벨에게 향하는 토스까지 급격히 흔들린 한국도로공사는 계속해서 흥국생명에 끌려 다녔다.
한국도로공사가 조금이나마 활기를 찾은 것은 전새얀의 서브 차례부터였다. 7-14에서 서브 라인에 선 전새얀은 2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처져 있던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흥국생명의 잦은 서브 범실까지 겹치자 김종민 감독은 전새얀을 빼고 박정아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나온 두 번의 범실이 한국도로공사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16-20에서 박정아가 네트터치 범실을, 이윤정이 중앙선 침범 범실을 저질렀다. 다시 여유를 찾은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1세트를 끝냈다. 점수는 25-18이었다.
2세트 경기 결과 – 흥국생명 25 : 15 한국도로공사 – 못 하는 게 없는 이원정
[주요 기록]
흥국생명 이원정: 블로킹 득점 3개
흥국생명 김연경: 5점, 공격 성공률 83.33%
2세트 초반 흐름은 한국도로공사가 좋았다. 박정아와 캣벨의 연속 득점으로 3-1로 앞서가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곧 이원정의 다채로운 경기 운영이 빛나기 시작했다. 김연경의 중앙 백어택과 김미연의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시간차 공격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8-7 역전을 이끌었다. 이원정은 8-7에서 박정아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는 활약까지 곁들였다.
계속해서 리드를 지키던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서브 차례에 완전히 흐름을 잡았다. 15-13에서 옐레나의 서브 득점이 터졌고, 직후에 또 한 번의 효과적인 서브가 배유나의 범실로 이어졌다. 여기에 18-14에서 김연경이 가까스로 3단 처리한 공이 한국도로공사의 코트 위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르자 홈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흥국생명은 쉴 틈 없이 한국도로공사를 밀어붙였고, 이원정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오픈 공격으로 25-15를 만들며 2세트도 승리로 장식했다.
[주요 기록]
한국도로공사: 14-14에서 전새얀 서브 범실, 14-16에서 이윤정 네트터치
흥국생명 김연경: 20-21에서 3연속 득점, 마지막 25점째 득점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궁지에 몰린 김종민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캣벨을 아포짓으로 옮기고 박정아와 전새얀을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하며 높이 보강을 시도했다. 흥국생명은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경기를 했다. 이원정은 여전히 안정적이었고, 김미연은 공격과 블로킹에서 쏠쏠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도로공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박정아와 캣벨이 재치 있는 공격들로 어려운 상황들을 잘 넘기며 접전을 이어갔다.
버티고 또 버틴 한국도로공사는 마침내 이번 경기에서 가장 좋은 흐름을 잡았다. 10-10에서 김연경의 대각 공격이 범실이 됐고, 이후 캣벨이 김연경의 공격을 단독으로 가로막으며 12-10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계속 흥국생명을 쫓던 한국도로공사는 김세인의 서브 차례에 19-19 동점을 만든 뒤 옐레나의 공격 범실로 21-20 역전에 성공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맹활약이 3세트 후반을 지배했다. 20-21에서 혼자 3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재역전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24-21에서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지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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