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리카드를 무너뜨렸다. 전반기 전패의 굴욕을 갚아주는 완승이었다.
대한항공이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25-22, 25-14, 25-16)으로 꺾었다. 1~3라운드 동안 우리카드와 치른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한 대한항공은 이번 경기에서 이를 갈고 나온 듯 시종일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임동혁이 본인의 커리어에 길이 남을 명경기를 펼쳤다. 무려 73.33%의 공격 성공률로 28점을 퍼부었고, 심지어 발로 디그를 한 뒤 직접 반격을 마무리하는 명장면까지 만들어냈다. 한선수도 앞선 연패 기간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선발로 나선 정지석 역시 12점을 올리며 무난하게 컨디션을 조율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연패에 빠졌다. 현대캐피탈전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1세트에는 임동혁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며 패배를 당했고, 2세트부터는 공수 양면에서 이번 시즌 최저점의 경기력을 보이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김지한 쌍포도 도합 17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2세트 도중 마테이의 자리에 아포짓으로 대신 나선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는 아포짓 자리에서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새로운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1세트 대한항공 25 : 22 우리카드 – 지배자 임동혁
[주요 기록]
대한항공 임동혁: 블로킹 1개 포함 14점, 공격 성공률 76.47%, 21-21에서 4연속 서브
세트 초반 흐름은 우리카드가 먼저 잡았다. 5-5에서 마테이의 서브 득점이 터졌고, 6-6에서는 마테이의 백어택과 정지석의 공격 범실이 겹치며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대한항공이 10-12에서 임동혁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자, 우리카드는 마테이의 퀵오픈과 김지한의 파이프로 다시 달아났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꾸준히 1~2점의 간격을 유지하며 뒤를 쫓았지만 우리카드는 그 이상의 반격은 허용하지 않으며 세트 중반이 흘러갔다.
대한항공이 다시 동점을 만든 시기는 10점대 후반이었다. 16-18에서 한선수의 깔끔한 백패스가 임동혁의 백어택까지 연결됐고, 여기에 마테이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우리카드의 덜미를 잡았다. 상승세를 탄 대한항공은 21-21에서 한성정의 공격을 곽승석이 다이빙 디그로 건져 올렸고 이번에도 임동혁이 이를 백어택으로 마무리하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임동혁은 강력한 서브를 계속 꽂아 넣으면서 서브로도 제몫을 했고, 23-21에서도 호쾌한 공격을 터뜨린 뒤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했다. 임동혁의 맹활약으로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24-22에서 마테이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1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2세트 대한항공 25 : 14 우리카드 – 총체적 난국의 우리카드
[주요 기록]
우리카드: 선발‧교체 합쳐 총 11명 출전
범실: 대한항공 5개 – 우리카드 11개
신영철 감독이 1세트 도중 무릎 쪽에 통증을 호소했던 박진우 대신 박준혁을 2세트 선발 미들블로커로 기용한 가운데, 2세트는 초반부터 대한항공의 페이스가 좋았다. 3-2에서 김지한의 서브 범실과 정지석의 다이렉트 공격, 임동혁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왔고 여기에 마테이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5점 차 리드를 잡았다.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정지석이 센스 있는 연타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임동혁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1-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자 신 감독은 마테이를 빼고 잇세이를 투입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13-4를 만들며 계속 우리카드를 압박하자 신 감독은 김지한까지 빼고 대신 송명근을 그 자리에 투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의 흐름은 바뀌지 않았고, 한성정 대신 김동민까지 코트를 밟았지만 우리카드가 무언가를 해보기에는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벌어져 있었다. 대한항공은 19-9에서 한선수와 김규민이 과감한 직선 B속공 호흡까지 맞추며 가볍게 20점에 선착했고, 24-14에서 김재휘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2세트 완승을 거뒀다.
3세트 대한항공 25 : 16 우리카드 – 설욕전을 마무리 짓는 대한항공
[주요 기록]
대한항공 정지석: 5점, 공격 성공률 62.5%
3세트 역시 여전히 대한항공의 기세가 불같았다. 2-2에서 조재영의 속공과 정지석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먼저 치고 나갔다. 6-2에서는 정한용의 서브 득점도 터졌다. 반면 우리카드의 경기력은 계속 불안정했다. 3-8에서 오재성의 3단 처리가 라인을 그대로 벗어나는 장면이 우리카드의 이날 경기력을 압축해서 보여줬다. 1-2세트 내내 엄청난 활약을 펼친 임동혁은 3세트에도 계속 대단한 화력을 뿜어냈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우리카드의 코트를 폭격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15-10에서 정지석이 우리카드 코트의 빈 공간을 손쉽게 공략하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18-12에서는 정지석이 리시브 후 사실상 속공에 가까운 중앙 공격을 성공시키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대한항공은 김규민의 속공으로 20점에도 선착했다. 우리카드는 그 사이 이렇다 할 반격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대한항공이 정지석의 수비력을 앞세운 깔끔한 반격까지 성공시키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결국 24-16에서 임동혁이 호쾌한 시간차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으며 대한항공이 설욕전에 성공했다.
사진_KOVO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