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한국 배구가 변형되고 있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와 함께 손을 잡고 V-리그를 치르고 있다.
폰푼은 태국 대표팀에서도 빠른 토스는 물론 미들블로커까지 공격수 4명을 고루 활용하는 세터다. 특히 어느 자리에서든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공격으로 상대 허를 찌르곤 했다.
시즌 전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김희진을 비롯해 최정민 등도 폰푼의 경기를 지켜보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여전히 폰푼과 공격수들이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다.
이 가운데 지난 29일 GS칼텍스전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황민경보다는 미들블로커 최정민을 적극 활용한 폰푼이 눈에 띄었다.
폰푼은 오픈 공격 상황에서도 최정민에게 공을 올렸다. 1세트 최정민의 공격 점유율은 24.32%에 달했다. 이후 GS칼텍스가 최정민 공격에 대한 방어를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김호철 감독은 최정민의 속공이 아닌 오픈 공격에 대한 쓴소리를 남겼다.
김 감독은 “태국 배구는 그렇게 안 한다. 한국 배구만 그렇게 한다. 볼이 떨어지더라도 속공으로 연결해서 빠르게 해야 한다. 실제적으로 잘 안 맞는다”면서 “양효진도 그렇고 가운데 속공을 안하고 시간차 아니면 맞춰서 때린다. 한국 배구가 변형하고 있다. 빠른 공격을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감독은 최정민의 공격 성공, 실패를 떠나 결정적인 순간 속공이 아닌 한 템포 느린 공격을 펼친 것에 쓴 웃음을 지은 것이다.
현재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은 13위다. 한국은 40위로 추락한 상황이다.
태국이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미들블로커 활용법이다.
이미 태국 선수들과 빠른 플레이를 펼쳐온 폰푼이 국내 선수들과 조율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움을 표한 김 감독이다.
그럼에도 180cm 최정민은 미들블로커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감독도 “우리 팀은 가운데가 제일 낮은 팀이다. 안 좋다고 하는 상황이지만 꾸준히 제 자리를 지켜 주고 있다. 꾸준히 본인이 해야할 것들은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시즌 전부터 폰푼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그만큼 IBK기업은행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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