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1세트를 승리로 장식한 IBK기업은행이 승점 3점 수확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이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7-25, 25-16, 25-12)으로 꺾었다. 여건이 좋은 경기는 결코 아니었다. 휴식일이 이틀 밖에 없는 상황에서 광주 원정길에 올랐고, 표승주는 감기 몸살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몸살을 앓은 신연경은 선발 출전을 강행했지만 2세트 도중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그러나 남은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했다. 표승주 대신 선발로 나선 육서영은 18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신연경 대신 2세트 중반부터 코트를 밟은 김채원도 든든한 수비를 선보였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도 공격 성공률은 평소보다 저조했지만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다른 방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정신력으로 승리를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2023년을 승점 31점으로 마무리했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2023년을 12연패로 마무리하게 됐다. 1세트는 치열한 1점 승부를 벌였지만 마지막 순간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를 향하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며 석패를 당했고, 2세트도 중반까지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지만 14-14에서 육서영을 통제하지 못하며 순식간에 패배를 당했다. 조 트린지 감독은 3세트 들어 선발 명단에도 변화를 줬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이번 경기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은 연패 기간 내내 그랬듯 분전했지만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1세트 페퍼저축은행 25 : 27 IBK기업은행 – 나란히 탄탄한 수비, 나란히 불안정한 공격
[주요 기록]
공격 성공률: 페퍼저축은행 31.37% - IBK기업은행 39.13%
디그 성공/시도: 페퍼저축은행 31/34 – IBK기업은행 32/37
양 팀의 수비 집중력이 나란히 빛나면서 서로 공격 성공률이 떨어진 상황, IBK기업은행이 먼저 10점에 도착했다. 9-8에서 야스민의 퀵오픈을 아베크롬비가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이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9-11에서 하혜진이 블로킹과 서브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야스민의 성공적인 하이 볼 처리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IBK기업은행도 12-12에서 최정민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재역전에 성공하는 등 1세트는 역전과 재역전이 이어지는 혼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페퍼저축은행이 선착했다. 15-15에서 필립스의 속공이 터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어느 한 쪽이 치고 나가지는 못하면서 나란히 20점대에 들어선 상황, 최정민의 손끝이 빛을 발했다. 20-20에서는 야스민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고, 이어진 상황에서는 이한비가 손끝을 보고 쳐내는 공격을 할 것임을 간파하고 손을 빼면서 범실을 유도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도 21-22에서 하혜진이 좋은 서브로 신연경의 리시브를 흔든 뒤 MJ 필립스(등록명 필립스)의 다이렉트 처리가 이어지며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1세트부터 듀스 혈전이 벌어졌고, 최종 승자는 IBK기업은행이었다. 26-25에서 야스민의 백어택이 범실이 되면서 신승을 거뒀다.
2세트 페퍼저축은행 16 : 25 IBK기업은행 – 육서영과 김채원의 맹활약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육서영: 블로킹 1개 포함 9점, 공격 성공률 66.67%
IBK기업은행 김채원: 디그 성공률 100%(9/9)
2세트 초반에도 1세트 못지않은 접전이 벌어졌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의 공격 성공률이 여전히 저조했지만 육서영과 황민경이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고, 페퍼저축은행은 필립스와 하혜진이 중앙에서 활로를 뚫었다. 박정아 역시 1세트보다 나은 공격력을 발휘했다. 먼저 2점 차 리드를 만든 팀은 IBK기업은행이었다. 12-12에서 김현정의 블로킹과 아베크롬비의 하이 볼 처리가 이어지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이 필립스의 시간차와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1세트와 거의 똑같은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IBK기업은행이 세트 중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14-14에서 육서영의 연속 득점과 아베크롬비의 블로킹으로 3점 차를 만들었고, 여기에 육서영이 오픈 공격과 블로킹, 페인트로 3연속 득점을 보태며 20-14까지 치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몸살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코트를 빠져나온 신연경 대신 나선 김채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점수 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자 조 트린지 감독은 박정아를 빼고 박은서를 투입했지만 박은서의 공격마저 아베크롬비의 블로킹에 걸리며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이후 김채원이 페퍼저축은행의 거의 모든 공격을 수비로 걷어 올리며 맹활약을 펼친 IBK기업은행은 24-16에서 김정아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2세트 완승을 거뒀다.
3세트 페퍼저축은행 12 : 25 IBK기업은행 – 완전히 무너진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황민경: 5-3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10연속 서브
범실: 페퍼저축은행 8개 – IBK기업은행 0개
트린지 감독은 박정아와 이고은 대신 박은서와 박사랑을 선발로 기용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오히려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5-3에서 찾아온 황민경의 서브 차례에 대거 6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8점 차까지 간격을 벌렸다. 트린지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했지만, 이후에도 황민경의 서브는 더 이어졌다. 야스민의 공격 범실이 나온 뒤 황민경이 아예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결국 점수 차는 10점 차까지 벌어져 버렸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가 힘을 내며 6-13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이 벌어놓은 리드가 이미 너무 컸다. 폰푼은 최정민과는 물론 14-7에서 임혜림과도 깔끔한 속공 호흡을 맞추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IBK기업은행은 여전히 끈끈한 수비력과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앞세워 단 한 번의 위기도 맞지 않고 페퍼저축은행을 밀어 붙였고, 24-12에서 육서영이 경기를 끝내는 득점을 올리며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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