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이 흥국생명에 2년 전의 악몽을 되살려주려 한다.
정관장이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2(25-20, 24-26, 36-34, 22-25, 15-12)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동률로 만들었다.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쌍포가 아주 높은 성공률은 아니었지만 고비에서 버티기에 성공하며 팀을 이끌었고, 염혜선이 무릎 부상을 딛고 맹활약을 펼치면서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이날 정관장이 승리하면서 여자부의 챔피언은 8일 인천에서 가려지게 됐다.
흥국생명은 2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가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김연경도 분투했지만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의 부진과 결정적인 순간의 불안한 플레이로 패배를 당했다. 여자부에 단 한 번도 없었던 챔피언결정전 역스윕 패의 불명예를 뒤집어썼던 흥국생명은 인천에서 두 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승리가 절실해졌다.
1세트 정관장 25-20 흥국생명
[주요 기록]
정관장 메가: 8점, 공격 성공률 66.67%
흥국생명 피치: 공격 성공률 28.57%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양 팀이 나란히 세트 초반 5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사이드 아웃 싸움을 이어갔다. 먼저 리드를 잡은 쪽은 정관장이었다. 6-5에서 염혜선의 네트 플레이와 부키리치의 반격으로 3점 차로 앞서갔다. 이고은은 8-11에서 피치의 이동공격을 계속 밀어주며 어떻게든 활로를 뚫으려 했지만, 박은진의 블로킹과 염혜선의 리바운드 플레이 메이킹에 이은 메가의 마무리로 정관장이 오히려 격차를 더 벌렸다.
정관장은 15-10에서 터진 표승주의 서브 득점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17-11에서는 신은지의 원 포인트 서브 차례에 정호영의 블로킹과 부키리치의 대각 반격이 나오면서 무려 8점 차까지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상대의 20점 선착을 허용한 뒤에야 부키리치 쪽을 잘 견제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타이밍이 너무 늦었고, 결국 정관장이 24-20에서 나온 최은지의 서브 범실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정관장 24-26 흥국생명
[주요 기록]
흥국생명 투트쿠: 블로킹 3개 포함 10점, 공격 성공률 70%
정관장 메가: 공격 성공률 26.67%
세트가 시작하자마자 고희진 감독이 미들 랠리 비디오 판독으로 이고은의 시차가 있는 더블 컨택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정관장은 4-3에서 염혜선의 패스 페인트와 표승주의 반격으로 빠르게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정관장의 연속 득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부키리치의 파이프와 메가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내달렸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7-12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격차를 줄인 뒤, 김연경의 서브 득점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으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에 정관장이 다시 한 번 도주를 시도했다. 정호영의 연속 득점과 염혜선의 서브 득점으로 다시 5점 차를 만들었다. 17-12에서는 부키리치가 서브로 김연경을 흔들었고 이것이 정호영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연결됐다. 계속 밀리던 흥국생명은 세트 후반 힘을 냈다. 14-19에서 투트쿠의 파이프와 박수연의 서브 득점으로 간격을 조금 좁혔다. 정관장은 19-17에서 표승주의 영리한 공격과 김연경의 공격 범실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투트쿠가 20-23에서 반격을 성공시켰고 곧바로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과 투트쿠의 블로킹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23-23 동점이 됐다. 결국 2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25-24에서 투트쿠가 부키리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흥국생명이 2세트 승리를 거뒀다.
3세트 정관장 36-34 흥국생명
[주요 기록]
정관장 염혜선: 35-34에서 서브 득점
정관장 부키리치: 블로킹 1개 포함 7점, 공격 성공률 60%
3세트는 흥국생명이 모처럼 좋은 출발을 보였다. 5-5에서 김연경이 다이렉트 공격과 반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정관장이 6-8에서 부키리치와 메가의 연속 득점으로 빠르게 균형을 맞췄고, 10-10에서 부키리치의 연타와 표승주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리드를 뺏었다. 이후 양 팀이 실수를 연발하면서 경기는 정관장의 근소한 우위 속에 약간의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정관장이 선착했다. 15-13에서 메가의 백어택이 터졌다. 그러나 계속 밀리던 흥국생명은 15-17에서 이고은의 서브 득점으로 1점 차를 만들었고, 김연경의 반격까지 이어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은 19-19까지 혈투를 벌였고, 20점 고지에는 흥국생명이 정윤주의 블로킹으로 선착했다. 이후 정관장도 더 이상의 점수 차는 벌어지지 않게 막으며 20점대에서 또 한 번의 1점 승부가 벌어졌고, 2세트에 이어 또 한 번의 듀스 승부가 시작됐다. 양 팀 모두 30점 고지를 돌파하는 처절한 승부에서 웃은 쪽은 정관장이었다. 35-34에서 염혜선의 천금 같은 서브 득점이 터졌다.
4세트 정관장 22-25 흥국생명
[주요 기록]
흥국생명 김연경: 23-22에서 연속 득점(퀵오픈-블로킹)
블로킹: 정관장 0개 – 흥국생명 3개
석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4세트 초반 분위기를 잘 추슬렀다. 5-4에서 김연경의 직선 공격과 메가의 공격 범실, 김연경의 연타를 묶어 단숨에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진입했다. 반면 정관장은 급격히 범실이 늘어나면서 좀처럼 흐름을 다잡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투트쿠가 계속 힘을 내면서 4~5점 차의 리드를 잘 지켰고, 14-9에서 정윤주의 반격까지 터지며 확실히 흐름을 장악했다.
그러나 정관장도 만만치 않았다. 10-15에서 피치의 이동공격 범실과 메가의 퀵오픈, 표승주의 반격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에도 메가가 불을 뿜으면서 줄어든 간격을 유지한 채 추격을 이어간 정관장이었다. 그러나 흥국생명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19-17에서 김연경의 파이프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정관장은 20-23에서 메가의 백어택과 부키리치의 반격으로 최후의 추격을 시도했지만,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한 고비를 넘긴 흥국생명은 24-22에서 김연경이 블로킹까지 잡아내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정관장 15-12 흥국생명
[주요 기록]
정관장 부키리치: 10-10에서 연속 득점(네트 플레이-블로킹)
정관장 메가: 매치포인트 득점
운명의 5세트, 흥국생명이 3-2에서 피치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정관장도 3-4에서 신은지의 서브 득점으로 받아치는 등 초반부터 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5-5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다시 한 번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7-6에서 김연경의 퀵오픈이 터지면서 코트 체인지를 먼저 이끌었다. 9-7에서는 투트쿠의 반격까지 나오면서 10점 고지에도 흥국생명이 선착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메가가 처절하게 버티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막았고, 8-10에서 염혜선의 서브 득점과 메가의 반격이 작렬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급기야 부키리치의 네트 플레이와 블로킹으로 역전까지 내달린 정관장은 14-12에서 메가의 최후의 한 방으로 이 시리즈를 인천으로 끌고 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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