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강예진 기자]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이 ‘최초’ 자리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우리카드와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마지막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으로 창단 첫 통합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산틸리 감독은 외국인으로서 최초, 팀 창단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올 시즌 산틸리 감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감독’이다. 올 시즌 V-리그에 부임한 산틸리 감독은 좋은 재료에 어울리는 소스를 첨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항공 선수 구성은 국가대표 못지않다. V-리그 최고의 세터라 불리는 한선수와 정지석-곽승석이 자리한 팀. 어떤 전술과 훈련을 가져가냐는 오롯이 감독 몫이었다.
다양한 선수 기용이 나섰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한 미들블로커 진상헌(OK금융그룹 이적), 김규민(군입대)이 팀을 떠났다. 산틸리 감독은 팀 내 다섯 명의 미들 블로커를 상황에 맞게 적극 으로 기용했다.
그 속에 싹 튼 선수는 조재영.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산틸리 감독의 믿음 아래 중앙에서 쑥쑥 자라났다. 임동혁의 성장에도 귀 기울였다. 컵대회 때부터 성장 가능성을 엿보인 임동혁에게 산틸리 감독은 “큰 무대서 뛸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며 그를 적극 지지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을 때, 과감하게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미들블로커로 손현종을 투입, 요스바니-정지석을 윙스파이커로, 임동혁을 아포짓으로 내세웠다. 산틸리 감독은 “감독이 어떠한 결정을 할 때 두려워해선 안 된다. 결정했다면 밀고 나가야 한다”라며 굳건한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5차전 1세트를 뺏겼다. 임동혁이 부진하자 다시 곽승석을 투입, 요스바니를 아포짓으로 기용하는 변화를 줬다. 3세트엔 유광우를 투입, 한선수에게 숨돌릴 기회를 마련했다. 유광우는 나경복을 차단하며 한 점차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제 역할을 해냈다.
산틸리 감독은 감정 표현이 격하기로 유명하다. 자칫 상대에게 도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분위기를 흐트릴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배구 철학과 소신으로 11개월간 팀을 지도해왔다.
산틸리 감독은 “이 순간만을 위해 많은 훈련과 시간을 투자했다. 선수들은 이 순간을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라며 미소지었다.
최초에 최초를 더한 산틸리 감독. V-리그 역사에 한 발자취를 남겼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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