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V.리그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포지션은 대부분 아포짓이다. 토종 아포짓 선수들이 들어설 자리가 적다. 그럼에도 파나소닉 팬더스의 로랑 틸리 감독은 “배울 수 있는 기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나소닉은 현재 구미에서 열리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 해외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 중이다.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파나소닉의 주전 아포짓은 일본 국가대표 출신인 시미즈 쿠니히로였다. 시미즈는 대표팀에서도 아포짓 한 자리를 꿰차며 활약한 바 있다. 이후 오타케 잇세이에 이어 니시다 유지가 아포짓 계보를 이어나갔다.
일본 V.리그 역시 아포짓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다. 직전 시즌에도 남자배구 10개 팀 중 아론 러셀(미국), 바르토즈 쿠렉(폴란드), 크리스티안 파다르(헝가리),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 샤론 버논 에반스(캐나다) 등이 아포짓 선수들이다.
한국에서도 아포짓 또는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겸할 수 있는 아포짓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에 토종 아포짓의 경우 베테랑 박철우에 이어 임동혁,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허수봉 등이 대표팀 아포짓 자리에 오르고 있다.
배구 꿈나무들에게도 아포짓은 기피하는 포지션이었다.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력에서 떨어지기 때문. 최근에는 임동혁이 토종 아포짓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에 로랑 틸리 감독은 “외국인 아포짓 선수들이 와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 중에 팀 내 게임을 하면서도 탑클래스 아포짓을 보며 많이 배울 수도 있고 성장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시즌은 길다. 주전 아포짓 부상이 나올 수도 있다. 젊은 선수들은 그러한 기회를 잡아서 자리를 차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선수가 노력을 해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임동혁 역시 외국인 선수와 번갈아 기용되며 제 몫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는 임동혁으로 버텼다. 기회를 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 셈이다.
한편 일본 남자배구대표팀의 최근 선전이 돋보인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29년 만의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고,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동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대표팀의 성적과 자국 리그와의 연관성에 대해 로랑 틸리 감독은 “프랑스 대표팀을 지도했을 때도 같은 상황이었다. 대표팀이 성적을 내면 프랑스 리그에도 영향을 끼쳐서 많은 관중이 찾아왔다”면서 “일본도 똑같이 적용될 것 같다. 반대로 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시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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