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숨겨진 진주, 함형진을 아시나요?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2-13 02: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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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인터뷰실 방문에 싱글벙글

 

[더스파이크=천안/이정원 기자] 현대캐피탈 함형진(25)을 아시나요. 

 

현대캐피탈 소속 함형진은 속초고를 거쳐 중부대를 졸업했다. 그리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은 선수다. 그는 프로 두 시즌을 소화한 후 2019년에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입대 전까지 함형진은 제2리베로로 여오현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선수였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지금은 다르다. 전역 후 함형진은 리베로가 아닌 대학교 때 소화하던 윙스파이커로 뛰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선호, 허수봉 등에 밀리며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도 했으나 함형진은 꿋꿋이 기회를 기다렸다. 자신에게 출전 기회가 올 때마다 100% 아니 200% 이상의 힘을 쏟아내며 팀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가 드디어 왔다.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전. 그는 인생 경기를 펼쳤다. 함형진은 12점, 공격 성공률 47.05%에 리시브 효율 47.37%로 맹활약하며 팀의 3-2(25-16, 25-14, 20-25, 20-25, 15-12) 승리를 이끌었다. 

 

12점은 데뷔 후 개인이 세운 최다 득점이다. 그는 블로킹도 4개 기록했다. 이 역시 개인 최다 기록이다. 

 

반타작만 해줘도 좋았을 텐데, 200%의 활약을 해주니 최태웅 감독도 뿌듯하다. 최태웅 감독은 "함형진의 장점인 기본기를 살려 믿고 기용을 해보자고 생각을 했다. 형진이가 오늘 그 역할을 잘 해줬다. 키는 단신이지만 위치 선정이 좋다. 점프력도 괜찮고 체공 시간도 길다. 위치 선정만 잘 하면 블로킹 개수가 더 늘어날 선수다. 오늘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함형진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정말 놀랍게도 함형진의 데뷔 첫 인터뷰실 방문이었다. 그는 "내가 말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은 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 경기였다. 그간 교체로 들어가 잘 안된 적이 많았다. 오늘은 선발로 들어가 이겨 기쁘다"라고 웃었다. 

 

 

상무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해 온 느낌이 든다. 함형진도 "뚜렷하게 배운 것은 없는데 상무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승빈이 형이랑 어떤 게 잘 돼가는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안 됐던 부분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늘 맹활약의 비결로는 감독님의 칭찬을 뽑기도 한 함형진이다. 그는 "컨디션은 항상 좋았다. 감독님께서 항상 자신감도 불어 넣어주시고 연습할 때도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블로킹 연습할 때도 '네가 블로킹 높이가 낮은 게 아니다'라고 말씀해 주시고 팔 모양이나 이런 부분을 많이 알려주셨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함형진, 김선호, 이시우 같은 선수들은 기본기가 좋다. 발이 빠르고 기본기가 있는 선수들에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주는 게 맞다. 그런데 높이가 낮다 보니 경기 뛰기가 쉽지 않다. 안타깝다"라고 말한 바 있다. 

 

최태웅 감독의 말처럼, 자신이 가진 역량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니 함형진도 속상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함형진은 아랑곳하지 않지 않는다. 

 

"기회를 많이 못 받는다고 아쉽지는 않다. 감독님 생각이 다 있다. 교체로도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선발로도 내보내주신다면 최대한 열심히 할 것이다."

 

군 전역 후 팀은 확 달라졌다. 입대 전까지 함형진은 어린 축에 속했으나 지금은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중간 다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위치까지 왔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는 형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이 돌아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팀 분위기도 달라지고 어린 선수들이 활발한 분위기를 이끌려 한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리베로 포지션이 어울렸던 함형진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윙스파이커 함형진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포부를 남겼다. 

 

함형진은 "리베로보다 윙스파이커가 재밌다. 리베로는 범실을 하게 되면 만회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런데 윙스파이커는 공격이든 블로킹이든 범실을 만회할 기회가 있다. 회복이 된다. 그런 면에서 윙스파이커가 부담이 덜 간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_천안/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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