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범실로 끝난 경기에 눈물 흘린 이현승, 최태웅 감독의 단호한 '채찍과 당근'

안산/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1 07: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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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는 휘슬이 흘리자마자 이현승은 코트 위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수장은 단호했다. 채찍을 건넸고 그 뒤엔 따뜻한 조언도 함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개막 이후 줄곧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4연패에 빠졌다. 승리가 간절했던 현대캐피탈은 3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OK금융그룹 경기를 가졌다. 스타팅 세터론 김명관이 나섰지만 공격수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2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도 불안하자 이현승을 투입했다.

이현승은 2세트 주춤했던 허수봉 활로와 최민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현대캐피탈은 3세트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4세트엔 김명관이 먼저 코트를 밟았지만, 2-3에서 곧바로 이현승이 들어가면서 경기를 조율했다.

경기는 5세트로 이어졌다. 4세트에 이어 다시 한번 듀스로 이어진 5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이 매치포인트를 먼저 따냈다. 하지만 본인들에게 찾아온 승리의 기회를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 14-13에서 전광인의 서브가 곧바로 현대캐피탈 코트로 넘어왔지만, 아흐메드의 다이렉트 공격이 네트를 넘기지 못하며 점수를 듀스로 이끌었다.

이후 아흐메드가 곧바로 오픈 공격으로 한 점 만회했지만, 범실로 무너졌다. 15-14에서 차이 페이창(등록명 페이창)의 서브는 아웃으로 이어졌고, 허수봉의 터치넷이 이어지면서 OK금융그룹에게 매치포인트를 내줬다. 현대캐피탈은 연패를 끊어내기 위해선 스스로 자처한 위기를 극복해야 했지만 마지막도 범실로 끝나고 말았다.

상대의 매치포인트에서 이현승은 최민호에게 향하는 속공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세트가 범실로 이어지면서 공은 힘없이 코트로 떨어졌다. 곧바로 주심은 경기를 끝내는 휘슬을 불었고, 이현승은 고개를 떨궜다. 자신의 범실로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눈물을 흘린 이현승은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선배들이 찾아가 위로를 남겼지만, 이현승은 쉽게 감정을 추스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최태웅 감독은 단호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위로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혼냈다"고 채찍질을 건넸다. 이유 있는 채찍이었다. "토스 범실을 혼낸 게 아니다. 자신 있는 행동을 했으면서 눈물로 핑계를 대는 것 같아 울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채찍만 있는 건 아니었다, 뒤이어 "현승이의 토스는 멋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 판단을 한 건 현승이 또래에서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거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세터는 많지 않다. 선택에 대해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고 당근을 건네면서도 "범실에 눈물을 흘리며 변명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고 끝까지 단호했다.

이현승은 팀을 연패에서 구해내려고 했지만, 아쉽게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 5연패에 빠졌다. 프로 2년 차 선수가 겪은 성장통은 어느 때보다 뼈아팠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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