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늦지 않게 응답한 러셀이 한국전력 반격에 앞장서며 역전승 주역으로 떠올랐다.
24일 삼성화재전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친 한국전력 러셀은 결과에 따라 팀의 봄 배구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는 30일 KB손해보험전 1세트에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서브 에이스로 기분 좋게 출발했고 첫 두 번의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전 경기와 다른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공격이 막히기 시작했다. 러셀은 1세트 3점, 공격 성공률 22.22%에 그쳤고 13-18로 뒤진 상황에 임성진과 교체됐다.
2세트 선발에서 빠지고 원포인트 서버로만 잠시 나선 러셀은 3세트도 웜업존에서 출발했다. 다시 코트를 밟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큰 공격을 박철우 혼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지지 않도록 러셀은 4세트 6-7로 뒤진 상황에서 다시 투입됐다.
돌아온 러셀은 1세트와는 달랐다. 자신에게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외국인 선수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서브 득점도 2개 추가한 러셀은 3세트 7점, 공격 성공률 55.56%로 반등 조짐을 보였다. 한국전력도 세트 스코어 0-2로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3세트를 가져오며 반격에 나섰다.
진짜는 4세트부터였다. 러셀은 4세트 절정의 결정력을 뽐냈다. 4세트 초반 교체 투입된 김광국과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한국전력 공격을 이끌었다. 러셀은 4세트에만 14점, 공격 성공률 82.35%라는 고효율 공격을 선보였다. KB손해보험이 막판 추격에 나서며 24-23으로 쫓긴 상황에서 세트를 끝내는 득점을 올린 것도 러셀이었다. 러셀은 5세트에도 7점, 공격 성공률 100%로 주포로서 완벽에 가까운 기록과 함께 한국전력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러셀은 이날 총 31점, 공격 성공률 66.67%로 경기를 마쳤다. 1세트 부진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3세트 이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은 러셀 경기력을 돌아보며 “참 기복이 큰 선수다”라고 웃으며 “언제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시기적절하게 해줬다. 오늘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은데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도 3세트 이후에는 해결사 역할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병철 감독 말처럼 올 시즌 내내 러셀은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날은 어느 선수 부럽지 않은 공격과 서브를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날은 공격 성공률 40%를 간신히 넘기는 저조한 결정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행히 팀의 봄 배구 명운이 걸린 30일 경기에는 늦지 않게 부활하며 팀의 대역전승에 앞장섰다. 한국전력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4월 2일 열리는 우리카드와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이날 역시 러셀 활약이 중요한 가운데, 그날은 러셀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할 부분이다.
사진=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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