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제천/서영욱 기자] 외국인 선수가 뛰는 두 팀, 국내 선수 라인업으로 대회를 치르는 두 팀이 결승행 길목에서 만났다.
27일부로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예선 일정이 모두 끝났다. A조에서는 대한항공이 3승으로 1위, 현대캐피탈이 2승 1패로 조 2위를 기록한 가운데 B조에서는 한국전력과 우리카드 모두 2승 1패로 조별예선을 마쳤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한국전력이 앞서(한국전력 1.75, 우리카드 1.4) 조 1위를 차지했다.
28일에는 남자부 준결승전이 열린다. A조 1위 대한항공이 B조 2위 우리카드와, B조 1위 한국전력이 A조 2위 현대캐피탈을 만난다. 1976년생 절친 두 감독은 컵 대회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외국인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두 팀과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주전 라인업으로 대회를 치르는 두 팀이 만났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시 만난 두 절친 감독의 준결승 맞대결에서는 단연 각 팀 외국인 선수 활약이 중요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의 단단한 미들블로커 라인을 넘기 위해서는 카일 러셀 활약이 절실하다.
러셀은 조별예선에서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국군체육부대와 첫 번째 경기에서는 1세트 공격 시도 세 번 이후 이승준과 교체됐다. OK저축은행과 두 번째 경기에서는 우려를 딛고 펄펄 날았다. 3세트까지 32점을 올림과 동시에 공격 성공률도 70%에 달했다. 우리카드와 마지막 경기에서는 3세트 초반까지 소화하며 15점, 공격 성공률 46.43%로 다시 주춤했다. 코트에 있을 때면 예상대로 상대 서브 공략 대상이었고 리시브 효율 12.12%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이런 약점을 준결승전에서는 최소화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서브 공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컵 대회에서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서브 1.75개로 참가팀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러셀을 향한 서브 공략이 계획대로 이어진다면 한국전력 팀 전체가 흔들린다. 리시브에서는 이시몬과 오재성이 최대한 가려준다고 한다면 공격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수준의 화력을 보여줘야 한다. 컵 대회에서 박철우의 기록이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기 때문에(공격 성공률 42.65%, 경기당 11점) 러셀 활약이 더 절실하다.
현대캐피탈 다우디는 이미 한 시즌 손발을 맞춘 덕분인지 조별예선에서는 순항을 이어갔다. 세 경기에서 총 59점, 공격 성공률은 58.43%였다. 오픈 공격 성공률도 56.25%로 좋았고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KB손해보험전에는 공격 점유율 54.22%를 기록하면서 28점, 공격 성공률 53.33%라는 좋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2019-2020시즌보다 강력해진 서브도 위력적이다. 다우디가 조별예선에서 보여준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높아진 사이드 블로커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좋은 블로킹을 선보이는 한국전력(조별예선 세트당 3.545개로 최다)이라도 고전할 수 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 경기에 앞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대한항공 경기는 좀 더 국내 선수 활약에 초점이 맞춰진다. 대한항공은 비예나가 아직 입국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동혁이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고 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가 함께하지만 컵 대회 전에 입은 손가락 부상 여파로 조별예선에는 대부분 원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신영철 감독은 아직 알렉스와 하승우 호흡도 완전하지 않아 무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의 달라진 블로킹 시스템과 수비를 뚫는 게 관건이다. A조 많은 팀이 대한항공 블로킹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오픈 공격 상황이 아닌 퀵오픈, 속공 등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리시브가 필요하며 나경복을 받쳐줄 다른 공격수 활약이 중요하다. 조별예선 세 경기에서 한성정은 총 33점에 공격 성공률 35.06%, 류윤식은 25점에 공격 성공률 45.83%를 기록했다. 조별예선보다는 나아진 기록이 필요하다. 속공 성공률도 좀 더 반등해야 한다(조별예선 속공 성공률 42.42%).
대한항공은 조별예선에서 보여준 고른 공격 배분을 이어가야 한다.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져간 임동혁이 31.47%였으며 정지석이 25.43%를 기록했다. 곽승석(13.79%)과 진지위(10.78%)도 10% 이상 점유율을 가져갔다. 고른 점유율 속에 팀 공격 성공률도 좋았다(55.6%). 한선수 특유의 속공과 파이프를 활용한 중앙 공략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주도권을 좀 더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
사진=제천/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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