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강예진 기자] “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부담이 됐다.”
현대캐피탈이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삼성화재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윙스파이커 김선호는 코트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3세트 11-11에서 삼성화재 김동영을 차단, 15-11에서 또 한 번 김동영의 퀵오픈을 막아서며 승기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경기 후 만난 김선호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6연패를 했지만 팀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삼성화재가 우리랑 나이대가 비슷해 더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이겨서 기분 좋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김선호는 2020-2021시즌 전체 1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전 KB손해보험에 미들블로커 김재휘를 내주고 얻은 1라운드 지명권이 김선호에게 행사된 셈이다.
‘1라운드 1순위.’ 더군다나 현대캐피탈에서 전체 1순위로 선수를 지명한 건 이번이 처음. 거기에서 오는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김선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만큼 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부담이 됐다”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시즌 초반엔 복근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김선호는 “지금은 아무 문제 없다”라며 웃었다.
입단 후 팀은 최다 연패 타이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신인이지만 주전 한 자리를 꿰찬 그에게 압박감은 더욱 심했을 터. 김선호는 “첫 시즌에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 위축됐던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다. 앞으로 더 발전해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오히려 좋다”라며 대담하게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그런 선수들에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코트를 제공했다. ‘연패’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김선호는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신나게 우리끼리 즐기라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좀 더 웃고 재밌게 하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다. “어디서 그런 밝은 모습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긍정적인 모습 계속 유지됐으면 한다.”
김선호는 이날 8점(공격 성공률 60%)을 신고, 리시브 효율은 55.56%를 기록했다. 리시브 부문 9위에 올라있다. 신인 리베로 박경민(디그 5위)과 팀 리시브 라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확실히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
아쉬운 건 공격이다. 김선호는 “오늘 경기는 1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 싶다. 공격에서 좀 더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서브 위력도 떨어졌다”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팀은 ‘리빌딩’ 과정에 있지만 차차 호흡이 들어맞아 가는 중. 최태웅 감독은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고, 더 좋은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선호도 의지를 다졌다. “서로 맞춰가면서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더 좋은 모습, 이기는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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