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아웃사이드 히터 중 한 명이던 이재영이 코트로 돌아온다. 이재영은 2025-26시즌부터 일본 SV리그 빅토리나 히메지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이재영의 일본행 소문은 지난 3월부터 배구계 안팎을 통해 나왔었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재영은 빅토리나 히메지 구단과 입단에 합의했다. 빅토리 히메지도 같은날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재영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영은 진주 선명여고 재학 당시 쌍둥이 동생이자 세터 이다영과 함께 유망주로 꼽혔다. 그는 2014-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받았다. 동생 이다영은 바로 뒷 순번으로 현대건설에 뽑혔다.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이재영은 V-리그에서 승승장구했다. 2014-25시즌 신인왕을 받았고 2018-19시즌에는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며 통합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됐다.
그러나 2020-21시즌 도중 불거진 학교 폭력 사건으로 이재영은 V-리그 코트를 떠났다. 2021년 2월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동료 배구부원들에게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 한 가운데 자리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대표팀 선발 자격도 박탈됐다. 이재영은 이다영과 함께 2021년 10월 그리스 여자프로배구로 진출했다.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재영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몇 경기를 뛰지 못하고 퇴단한 뒤 국내로 돌아왔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V-리그 복귀를 노렸다. 당시 페퍼저축은행은 이재영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복귀 타진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 여론도 있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이재영 복귀를 없던 일로 돌렸다.
이재영은 지난해(2024년) 7월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는 글을 적었다. 선수 은퇴를 의미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코트 복귀 길이 열렸다. 4년만에 코트로 돌아오는 셈이다.
빅토리나 히메지 구단은 올해 초 한국을 찾아 이재영의 몸상태를 직접 살폈다. 3월에도 한국으로 와 이재영의 컨디션을 점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단은 "이재영을 영입한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세계적 수준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전했다.
이재영도 구단 SNS을 통해 "어릴 때부터 일본에서 뛰고 싶었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지난 사건들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했다"며 "내게 배구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다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에게 감사하다. 팀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효고현 남서부에 있는 히메즈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구단은 지난 시즌 27승 17패(승점79)를 거두며 14개 팀 중 6위를 차지했다. 볼리 취리히를 비롯해 이스라엘 남자대표팀과 네덜란드 여자대표팀 사령탑 등을 맡은 경험이 있는 아비털 샐린저 (이스라엘)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일본 SV리그 빅토리나 히메지 구단 SNS 캡처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