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화려한 라스트 댄스가 또 있을까.
김연경(흥국생명)은 14일 서울 서대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번쩍 들어 보였다.
김연경은 앞서 2024~2025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챔프전)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이로써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 MVP를 차지한 김연경은 "귀에 피가 날 정도로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잘 따라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팬 여러분이 항상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 주신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는 이제 떠나지만 앞으로 더 훌륭한 선수가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 배구를 위해 뒤에서 열심히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저는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는 마무리할 때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전했다.
마침내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 시즌(2005~2006)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싹쓸이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전성기 시절 튀르키예, 중국, 일본 리그 등 해외 무대에서도 활약한 김연경은 2020년 국내 복귀 후엔 트로피와 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2020~2021시즌을 시작으로 끊임 없이 두드린 끝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도 모두 휩쓸었다. 등장만큼 화려한 퇴장이다.
김연경은 "2차전까지 이기다가 3, 4차전 넘어가면서 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늘이 제가 열심히 한 걸 조금이라도 아는 듯 마지막에 보상을 해준 게 아닌가 싶다. 정관장 선수들도 너무 좋은 경기를 보여줘서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저희가 웃기는 했지만 많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김연경은 끝으로 그간 자신을 응원해 온 팬들에게 선수로서 완전한 이별을 알렸다. 그는 "앞으로는 선수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시상대를 내려갔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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