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레전드.
현대캐피탈 프랜차이즈 스타 문성민이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종료 후 이미 은퇴를 선언했지만 챔피언결정전(챔프전)까지 동료들과 함께했다.
아무 대가 없이 코치 역할을 자처했고, 현대캐피탈이 창단 첫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 3관왕)을 달성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 주장이자 문성민 키즈인 허수봉은 "(문성민의) 존재만으로 팀 사기가 크게 오른 느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수 시절 문성민은 현대캐피탈 그 자체였다. 2010년 처음 팀에 합류해 2024~2025시즌까지 각각 3번의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을 함께했다.
특히 2016~2017시즌엔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독식하며 선수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문)성민이 형의 떠나는 길을 꼭 트레블로 배웅하고 싶다"던 허수봉은 챔프전 우승 직후 "내가 어렸을 때 성민이 형이 팀을 두 번이나 우승시켰다. 나는 비록 한 번이지만 트레블로 보답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리고 성민이 형의 많은 가르침 덕에 나도 이렇게 해낼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여자부에선 김연경이 최근 흥국생명의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 우승을 이끌고 현역 은퇴했다.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31표)로 V리그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4번째 챔프전 MVP까지 들어올리며 화려하게 퇴장했다.
김연경은 "우승컵을 들고 떠나는 것, 내가 상상했던 은퇴 장면이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 시즌(2005~2006)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모두 휩쓸며 흥국생명의 첫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V리그 신인 사상 가장 충격적인 등장이었다. 장차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할 특급 신예의 탄생이었다.
이후 일본, 중국, 튀르키예 무대 등을 거친 김연경은 2020년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며 국내 복귀했다.
2020~2021시즌부터 꾸준히 우승의 문을 두드린 김연경은 2024~2025시즌 비로소 챔피언의 한(恨)을 풀고 떠날 수 있게 됐다.
한국 배구사에 길이 남을 두 전설이 나란히 유니폼을 벗었다.
우승 티셔츠를 입은 채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코트를 떠났다.
팬들도 이들의 웃는 모습을 마지막 기억으로 남겼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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