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배구 사랑하는 나라, 대한항공은 매력있는 팀
눈여겨본 선수는 한선수, 스타일이 재밌고 인상적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으로 훈련장면 보며 선수단 파악
대한항공을 우승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팀으로 만들 것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을 '우승'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팀으로 만들 것이다. 선수들에게 성적의 두려움이 없도록 만들겠다.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이다."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55) 감독이 한국 입성후 드러낸 포부였다. 산틸리 감독은 V-리그 남자부 역대 최초 외국인 감독이다.
산틸리 감독은 1965년생으로 선수 시절 세터로 활약했다. 그는 은퇴 후, 1996년 이탈리아리그 AS 카푸르소 지올라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산틸리 감독은 주로 유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다.
2002년에는 이탈리아21세이하대표팀 감독을 맡아 이탈이라를 유럽21세이하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4년에는 독일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세계 선수권 동메달을 맞보기도 했다.
2019년 11월까지 폴란드 야스트르젭스키 베기엘을 이끌다 이번에 대한항공 감독직을 맡았다. 대한항공이 프로 14번째 팀이다.
<더스파이크>는 지난 25일 산틸리 감독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산틸리 감독은 24일 입국후 대한항공 체육관 옆 연수원에서 2주간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산틸리 감독은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하면서도 "대한항공을 우승이란 단어가 두렵지 않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목표는 챔피언이다"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산틸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감독 선임을 축하한다. 한국에 온 소감을 부탁한다.
한국에 오게 되어 행복하다. 다른 나라를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나에게 다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좋은 도전이 되길 바란다.
Q. 주로 유럽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아시아리그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전에 호주대표팀에 있을 때 한국 남자배구대표팀과 경기를 해봤다. 그때 든 생각이 '한국은 배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라'라고 느꼈다. 나는 배구가 중요하고 필요하고, 사랑하는 곳에 가고 싶었다.
Q. 대한항공의 어떤 점이 끌렸나.
대한항공 경기를 본 경험이 있다. 팀만의 매력이 있어 보였고, 선수들 역시 기본적인 배구 능력이 있더라.
Q. 대한항공에서 눈여겨 본 선수는 누구인지.
세터를 맡고 있는 한선수다.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재밌고 인상 깊었다.

Q. 평소 한국 배구에 관심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본 한국 배구는 어떤 스타일이었나.
포기를 안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배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가 경기를 더욱 재밌게 만든다고 본다. 한국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Q. 한국에 넘어오면서 전력분석 전문가인 올레니 코치를 데려왔다. 올레니 코치에게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있나.
올레니 코치는 경기 훈련이나 분석에 능한 코치다. 우리 팀이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대한항공에 능력 있는 한국인 코치들이 있다. 한국인 코치들과 올레니 코치가 함께 뭉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전임 박기원 감독이 대한항공에서 많은 업적을 세웠다. 부담감은 없나.
예전부터 박기원 감독을 알고 있었다. 또한 팀에 많은 업적을 세웠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감은 전혀 없다. 나는 경기에 대한 부담, 승패에 대한 부담만 느끼고 싶다.
Q. 지난 24일부터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 기간 동안 선수들과 영상으로 훈련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2주의 자가 격리 기간 동안에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을 보려고 한다. 따로 훈련 지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산틸리 감독은 6월 8일에 선수들과 첫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Q. 대한항공에서 펼치고 싶은 본인만의 배구 스타일은 어떻게 되나.
현재로서는 대한항공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 즉, 지금처럼 스피드 배구를 선보이고 싶다. 다만 우리가 부족한 블로킹 등은 확실하게 보완할 생각이다.
Q. 대한항공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은가.
대한항공을 '우승'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팀으로 만들 것이다. 선수들에게 성적의 두려움이 없도록 만들겠다.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이다.
Q. 마지막으로 대한항공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대한항공 경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팬들의 함성소리를 듣고 감명받았다. 얼른 코로나19가 사라져 그 함성을 경기장에서 듣는 날이 오길 바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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