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2위라고 울지 마', 준우승팀 새싹들을 찾아서

이광준 / 기사승인 : 2017-08-04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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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우리는 눈 부신 미래를 꿈꾸는 새싹들이다.’

‘제 51회 대통령배 중고배구대회’가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강원도 인제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우승팀들이 한 발 앞선 경기력으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준우승팀도 역시 난관을 헤치고 결승까지 올라온 저력을 뽐내는 팀들이다. 우승팀에 가려 빛을 받지 못한 준우승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을 선정해 살펴본다.


선홍웅.jpg



광주광역시 문흥중 선홍웅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문흥중. 그 중에서 팀 주장이자 주포 역할을 맡고 있는 선홍웅(3학년, 192cm, 윙스파이커)은 단연 돋보이는 선수다. 192cm로 훌륭한 체격 조건과 더불어 점프도 훌륭해 높은 타점을 자랑한다.


그는 문흥중이 우승을 차지했던 태백산배에서는 미들블로커로 출전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윙스파이커로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뛰어난 재능을 자랑했다. 서울 인창중과 결승전에서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아직 공격 코스가 다양하지 못한 점이 있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기본기를 더 닦는다면 장차 훌륭한 윙스파이커가 될 재목이다.




강원 강릉해람중 박수연




강릉해람중은 출중한 경기력으로 결승전 상대 제천여중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 중에서도 강릉해람중 박수연(2학년, 177cm, 미들블로커)은 가장 빼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는 중앙에서 상대 코트 곳곳을 찌르는 야무진 공격으로 상대 코트를 공략했다.


팀이 위기에 순간에 빠지면 어김없이 박수연이 나타나 공격을 처리했다. 특히 경기 승패가 달린 20점 후반 상황에서 높은 집중력으로 득점을 올렸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매서운 서브도 박수연이 가진 무기. 비록 팀이 결승전에서 3세트 듀스까지 가는 끝에 패했지만 그의 활약은 충분히 도드라졌다. 기본기도 나름 탄탄해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갖췄다.




전북 익산 남성고 강우석




‘(최)익제도 없고… (김)선호도 없고…’



주전 세터와 날개 공격수가 빠진 남성고가 결승까지 진출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남성고는 주전들이 비운 자리를 후보 선수들이 잘 채워 빈틈없는 조직력을 선보였다. ‘배구는 선수가 아닌 팀이 하는 경기’임을 남성고가 제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윙스파이커 강우석(3학년, 189cm)이 있다.


강우석은 날렵한 체구와 뛰어난 탄력으로 ‘포스트 신진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 뛰어난 공격력으로 이번 대회 남성고가 결승까지 올라가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결승전, 190cm대 장신 선수가 즐비한 경북사대부고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았다. 블로킹을 뒤흔드는 현란한 스파이크로 경북사대부고를 위협했다. 대회 MVP를 차지한 경북사대부고 박기섭(3학년, 195cm)도 “결승전에서 강우석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긴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라고 평했다.


주장 최익제(3학년, 190cm, 세터)를 대신해 리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득점 후 가장 크게 환호하고 힘들 땐 가장 열심히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번 대회는 강우석이 가진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서울 중앙여고 이다현


이번 대회에서 서울중앙여고가 결승까지 오를 수 있던 원동력은 장신 미들블로커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팀 내 최장신인 1학년 이다현(185cm, 미들블로커)은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속공에는 아직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블로킹만큼은 달랐다. 훌륭한 타이밍으로 번번이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여고부 결승전에서는 수원전산여고를 상대로 많은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진가를 발휘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신체 조건으로 많은 기대를 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잘 잡힌 상태는 아니다. 조금 더 가다듬는다면 크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사진:여고부 결승전을 마친 수원전산여고, 서울중앙여고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힘내, 준우승도 쉬운 게 아니야




여담이지만 중고배구 결승전을 취재하면서 예선 탈락한 팀보다도 결승전에서 패한 선수들 표정이 가장 어두운 점이 참 아쉬웠다. 물론 우승하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렇지만 아직 미래가 창창한 중고등부 선수들이 준우승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주제넘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너희들도 당당한 대회 2위 팀이라고. 충분히 웃으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사진/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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