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와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 모두 서로의 존재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내용과 더불어 외적인 부분에서도 그랬다. 생각하는 부분도 비슷한 두 선수다.
흥국생명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거두며 지난 라운드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로 흥국생명은 20승6패(승점 56)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건설에 한 발짝 다가갔다. 윌로우는 17점, 공격 성공률 45.95%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레이나도 15점과 55.56%의 공격 성공률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윌로우와 레이나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본인의 질문이 아니더라도 얘기를 주고받았고, 기분 좋은 장난도 오갔다.
서로의 존재가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한 질문에 두 선수 모두 공격을 언급했다. 레이나는 “블로킹 한 명의 존재가 공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윌로우가 있기에 상대 블로커가 그를 의식하고, 그래서 공격이 좀 수월해진 느낌이 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윌로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경기에 비해 유독 대각 공격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레이나와 김연경 덕분에 블로킹이 한 명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각이 많이 비었고, 그곳에 공격하기 쉬웠다. 만약 직선이 비었다면 그 방향을 택했을 것”이라며 팀원들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열정이 넘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얘기를 할 때는 서로가 공감하는 모습도 보였다. 레이나는 한국에서 만난 아본단자 감독이 아직도 어렵다고 말했다. “솔직히 적응하기 힘들다”라고 운을 뗀 뒤 “감독님 말이 센 탓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겠냐”며 크게 웃었다. 언젠간 적응할 것 같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은 레이나는 감독님이 싫은 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절대 싫은 건 아니다. 하지만 말투 때문에 가끔 꿈에 나온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윌로우도 이에 어느 정도는 공감했다. 윌로우는 “미국에 있을 때, 또 튀르키예 첫 시즌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감독을 만나봐서 익숙하다. 하지만 가끔은 이상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래도 우리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에, 또 선수들을 위해 하는 말이기에 이해할 수 있다”고 아본단자 감독을 재차 옹호했다.
배구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레이나는 윌로우의 합류 이후 달라진 부분에 대해 “(윌로우는) 일상이 항상 밝고 긍정적이라 모두와 어울리는 모습이 좋다”고 칭찬했다.
윌로우는 오는 8일 첫 홈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최근 기세가 좋은 정관장이다. 윌로우는 홈 경기장에서 꽉 들어찬 (홈) 관중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모든 것이 새로운 그의 옆에 레이나가 있기에, 윌로우는 경기장에서도 항상 밝은 모습이었다. 표정도, 웃음도 많은 윌로우와 레이나는 시즌 후반 행복한 동행을 시작했다.
사진_장충/원지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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