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찬란한 시즌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2022-2023시즌 시작 전, 한국도로공사의 봄배구 진출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현대건설, 흥국생명, GS칼텍스가 3강으로 꼽혔을 뿐, 그 어디에도 한국도로공사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가 3강 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이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건 주전 선수들의 나이가 많다는 것이었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후반으로 갈 수록 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도로공사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보다 강했다. 끈끈한 조직력과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바탕으로 2022-2023시즌은 정규리그 3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도로공사가 이러한 호성적을 거두기까지 언니들의 헌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박정아, 문정원, 배유나, 정대영이 있었다.
팀의 맏언니 정대영과 배구천재 배유나는 한국도로공사가 2022-2023시즌 정규리그에 치른 36경기 모두 출전했다. 개인기록도 좋았다. 정대영은 블로킹 3위, 속공 11위를 기록했고 배유나는 블로킹 2위, 이동공격 1위, 시간차 4위를 달성하며 배구천재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문정원도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했고 임명옥과 리시브 라인을 구성하며 56.94%(리시브 2위)의 놀라운 리시브 효율을 보이며 한국도로공사의 단단한 수비진을 구성했다.
박정아는 시즌 중반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잠시 코트를 비우기도 했지만 빠르게 복귀해 32경기에 출전했고 팀에서 가장 많은 526점을 올리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4명의 선수의 활약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됐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에서는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 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4명의 선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3, 4, 5차전을 연이어 가져오며 역대 최초로 1, 2차전을 내주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 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도로공사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7-2018시즌에도 팀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한국도로공사가 달성한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모두 이들이 우승의 주역이었다.
팀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만들었던 이들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정대영과 박정아는 이미 2번, 배유나와 문정원은 1번의 FA 계약을 한국도로공사와 체결한 적이 있다. 과연 이번에도 한국도로공사와 손을 잡고 함께 여정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2022-2023시즌이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이었을지 팬들의 눈이 FA 시장으로 쏠린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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